서울시·버스노조 현격한 입장차…요금 인상 우려도더팩트 기사제공: 2025-05-15 00:06:04

서울시 버스 노조의 임단협 협상이 결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전국 버스 노조들의 동조 움직임까지 더해져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 버스 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전국 버스 노조들이 연대하며 사태가 전국 단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버스 요금도 인상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국 22개 시내외 버스 노조는 올해 임단협과 관련 지난 12일 동시 조정 신청에 돌입했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이미 파업을 위한 절차를 모두 마친 상태다. 15일간의 조정 기간을 거친 후 최종 조정에서도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린 자세로 교섭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달 29일 통상임금 개편 등을 두고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갈등의 중심에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 문제가 있다. 노조는 대법원이 확정 판결한 통상임금 문제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교섭에서 '통상임금'에 대한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 측은 △기본급 8.2% 인상 △정년 65세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사측은 통상임금을 확대 적용할 경우 총액 기준으로 임금이 20% 이상 인상된다며 이를 같이 포함해서 임단협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준공영제 시행 이후 노사는 인건비 총액을 기준으로 시내버스 운전직의 연간 인건비 인상률을 협상해왔으며, 그동안 연평균 약 4%씩 인상돼왔다.

양측의 입장차가 분명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향후 버스 요금 인상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 측의 요구가 현실화할 경우 서울시의 재정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시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장 요금 인상은 검토한 적은 없다"면서도 "인건비 인상 등은 준공영제 구조상 세금으로 줘야한다. 운송업계의 적자 구조가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그런 구조가 몇년간 계속된다면 결국에는 버스비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노조 측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약 2800억원의 예산이 추가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 경우 어찌됐건 시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는 만큼 시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버스 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시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팩트 DB

실제 준공영제 시행 이후 서울시의 재정적 압박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20년 1705억원, 2021년 4561억원, 2022년 8114억원, 2023년 8915억원, 2024년 4000억원 등 최근 5년간 버스업계에 인건비·운영비 등으로 평균 5459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서울시가 버스업계에 지원한 대출 이자만 총 1013억원에 달했다. 2020년 22억원이었던 이자 지원액은 매년 급증해2021년 약 103억원, 2022년 약 212억원, 2023년 약 395억원까지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9월까지 279억원이었다. 운영비 외에 '이자'만 해도 막대한 시민 세금이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윤영희 의원은 "서울시는 매년 시내버스 업계에 예산을 지원해왔지만 재정 구조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시민 세금으로 대출 이자까지 감당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운영비 지원 외에 대출 이자만 1000억원이 시민 세금으로 지원된 현실을 시민들이 과연 알고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 재정이 더는 땜질식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버스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과 성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국 준공영제 운영 지방자치단체들과 전국 단위 공동 대응에 나섰다. 앞서 시는 지난 7일 전국 준공영제 운영 지방자치단체들과 '통상임금 공동대책회의'를 열었다. 인천,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울산, 경기도, 제주도, 창원시 등 주요 광역 지자체가 대거 참여했다. 해당 지자체들 역시 서울과 유사한 구조의 준공영제 운영 중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어, 전국 단위 공동 대응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