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소매판매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소매판매는 7241억달러로 집계돼 전월 보다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보합을 나타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다만 소매판매 증가율이 3월 1.7%에서 4월 0.1%로 급락하며 소비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매판매 13개 항목 중 7개 품목이 감소했다.
스포츠 용품·서점(-2.5%), 잡화점(-2.1%), 주유소(-0.5%), 의류점(-0.4%), 건강·개인 관리 업체(-0.2%), 종합 소매점(-0.2%), 자동차·부품업체(-0.1%) 등에서 소비가 감소했다.
건축자재·조경 장비 업체(0.8%), 가구·주택자재 업체(0.3%), 전자기기점(0.3%) 등에서는 소비가 늘어났다.
변동성이 큰 업종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통제그룹)는 전월 대비 0.2% 감소해 예상치(0.3%)를 하회했다.
근원 소매판매는 음식 서비스, 자동차, 건축자재, 주유소 판매액을 제외한 지표로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반영돼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지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 소비 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하며 향후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첫 무역 합의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이미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향후 협상 상황에 따라 관세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어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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