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된 오세훈표 해치…15년 만에 리디자인 통했다더팩트 기사제공: 2025-05-16 00:07:10

돌을 맞은 서울시 캐릭터 '해치'가 브랜드 굿즈 매출을 견인하면서 시의 강력한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시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15년 만의 리뉴얼이 통했다. 돌을 맞은 서울시 캐릭터 '해치'가 브랜드 굿즈 매출을 견인하면서 시의 강력한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는 해치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굿즈, 콘텐츠, 공간 마케팅 등 산업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스토어에서 판매된 서울굿즈 총 매출 6억4600만 원 중 해치 관련 제품이 3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시는 해치 굿즈가 서울 대표 브랜드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매출 견인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실제로 리디자인한 후 해치 매출이 많이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서울시청에서 열린 '해치 1주년 팬파티'에는 총 4만 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당초 3일간 운영 예정이었던 행사는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에 따라 6일까지 연장됐다. 특히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린 해치 팬미팅 현장에서는 해치를 위해 준비한 사진, 편지, 그림 등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서울도서관 옥상에 설치된 '빼꼼해치'는 서울광장 메인 포토존으로 활약 중이다.

해치는 2008년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공식 상징 캐릭터로 지정됐지만,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 동안 활동 범위가 점차 축소됐다. 박 전 시장은 해치 관련 홍보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도 했다. 이후 캐릭터 활용도가 크게 낮아지며 2021년 기준 인지도는 30% 이하로 떨어졌고, 사실상 잊혀진 존재가 됐다.

지난해 '해치의 마법 마을' 팝업 행사에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어린이 기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하지만 2021년 오 시장이 다시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오 시장은 해치를 서울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공언했고, 시는 지난해 15년 만에 해치를 전면 리뉴얼해 캐릭터 상품 개발과 애니메이션 제작 등 브랜드 재정비에 나섰다. 기존의 은행잎 노란색은 차분한 분홍색으로 바뀌었고, 귀·팔·꼬리에는 쪽빛 푸른색을 더해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여기에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전통 사방신을 모티브로 한 '소울프렌즈'를 새롭게 선보이며 캐릭터 세계관도 한층 다채롭게 구성했다.

특히 MZ세대의 감성과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한국 전통 상징인 해태의 요소는 유지해, 세대 간 정서적 공감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해치의 '걱정을 먹고 행복을 주는' 콘셉트가 현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치의 귀여운 외모가 특히 아이들 눈높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리뉴얼 과정에서 '돈 워리 비 해치'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도 걱정을 덜어주는 캐릭터라는 메시지를 잘 전달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집이나 유아동 대상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들었다"라며 "이러한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치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해치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확장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굿즈, 콘텐츠, 공간 마케팅 등을 통해 캐릭터 산업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시청 본관 '서울굿즈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시 소유 문화체육시설, 자치구 청사, 김포·인천국제공항 등에 쇼케이스 설치 및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민수홍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예상보다 더 큰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시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의 자리를 마련헤 해치가 서울시민의 걱정을 먹고 행복을 주는 친구로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now@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