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관세 여파에 따른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월마트의 가격 인상을 신호탄으로 미국 내 다른 소매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줄이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월마트는 15일(현지시간) 관세 영향을 받은 상품들이 매장 진열대에 오르는 이번 달과 올여름 초에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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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레이니 CFO는 “우리는 가격을 가능한 한 낮게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관세의 강도를 감안할 때 이번 주 공개된 (대중국) 관세율 인하(145%→30%) 수준에서도 낮은 소매 마진의 현실을 감안할 때 모든 (가격 인상) 압박 요인을 흡수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가격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규모와 속도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고문이었던 제이스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소매업은 원래 이윤율이 낮기 때문에 월마트가 이 상황을 이용해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백악관의 반발을 감수하고도 월마트가 관세때문에 가격을 올린다고 공식 발표한건 그만큼 소비자 반응을 백악관보다 더 두려워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서로 100% 넘는 관세로 맞서던 미중 양국은 지난 10∼11일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 끝에 관세를 90일간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3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는 10%의 기본관세를 지난달 5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WSJ는 월마트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 다른 소매업체들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UBS의 수석 경제학자인 앨런 데트마이스터는 WSJ에 “월마트가 가격을 올린다면 다른 기업들도 이미 그러고 있거나 곧 그렇게 할 것”이라며 관세 수준이 지금과 같다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3%(4월 기준)에서 3.3%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과 로우스, 홈디포 등은 다음 주 실적과 재무 전망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품목에서도 줄줄이 미국 내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미국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량 3종의 가격을 최대 2000달러(약 280만원) 인상한다고 최근 미국 내 딜러업체에 알렸다.
프랑스의 명품 의류 기업 에르메스는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4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으로, 이는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자 예상치였던 2.4%보다 낮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자신의 행정부에서 인플레이션이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관세의 영향이 반영되기 전 수치다.
뿐만 아니라 수입업자들은 관세 외에도 달러 약세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해 있다.
피프스 서드 커머셜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리 코르제닉은 WSJ에 “수입업자 입장에서 보면 관세와 환율 두 가지 측면에서 비용이 모두 올라간 셈”이라며 “진짜 충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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