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위고비와 같은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면서 육류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육류 공급업체인 JBS의 지우베르투 토마조니 최고경영자(CEO)는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GLP-1 계열 약을 쓰는 사람들이 닭고기와 소고기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이 근육량을 잃지 않기 위해 식단에 단백질을 더 많이 추가한다는 것이다.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에는 위고비, 오젬픽, 마운자로 등이 있다.
GLP-1은 뇌에 배가 부르다고 알려주는 포만감 신호를 보내거나, 위가 음식을 너무 빨리 비우지 않도록 위의 운동을 조절해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치료제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이러한 치료제를 처방받은 소비자들이 식료품 지출을 줄여 식품·음료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일부 식음료 부문은 뜻밖의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식품업체 다논은 비만 치료 열풍으로 인해 미국에서 고단백 저칼로리 요거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다논은 비만치료제 치료를 받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런 매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JBS를 포함한 육류업체들도 닭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이 급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GLP-1을 투약하는 미국인은 약 3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식품 섭취량을 줄이고 식단을 바꾸는 등 식품 소비 행태가 변하자, 식품 기업들은 저열량·고단백질 제품을 출시하는 등 비만치료제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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