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기업 직원, 여름 보너스로 평균 900만원 받는다지만…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5-17 14:46:35

일본 대기업 직장인들이 올해 평균 92만4716엔(약 885만원)의 여름 보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14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름 보너스가 전년 대비 6.29% 증가한 평균 92만4716엔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일본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따라 일본 대기업의 여름 보너스는 4년 연속으로 전년을 웃돌게 됐다.

여름 보너스가 가장 많은 곳은 335만엔(3205만원)의 미쓰이상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28.05%나 올랐다.
닛케이는 “실적이 좋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액 보너스 지급이 잇따랐다”며 “미쓰이상선은 컨테이너선 사업을 중심으로 해운 시황이 호조였던 점 등이 보너스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미쓰이상선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초로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다만 이번 분기에는 미·중 관세전쟁 등 탓에 이익이 지난 분기 대비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제조업 전체적으로는 6.27% 증가한 101만1486엔의 보너스를 지급할 것으로 파악됐다.
13.77% 증가한 조선, 10.82% 오른 화학 분야가 보너스 인상을 이끌었다.

비제조업 분야의 올여름 보너스는 지난해 대비 6.05% 늘어난 77만2854엔으로 집계됐다.
건설(13.92% 증가)과 백화점·슈퍼마켓(9.49%)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여름 보너스 2위는 가지마건설의 260만엔으로, 보너스 지급을 통해 직원 사기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조사 대상 기업 4곳 중 1곳은 실적과 연동해 보너스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액이 100만엔을 웃돈 기업은 27.6%로 지난해 20.0%를 넘어섰다.

일본 베이비붐 세대를 뜻하는 ‘단카이세대(1947∼1949년 출생)’의 은퇴와 저출생·고령화 심화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임금 인상 등을 통한 직원 처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닛케이가 3월28일~4월18일 36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은 5.49%로 집계된 바 있다.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도심 재개발 사업과 방일 관광객 증가에 따라 건설업, 외식·기타 서비스 업종의 임금인상률이 특히 높았다.

그러나 일본 기업 전체로 보면 소득 증가가 물가 급등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4년 물가를 고려한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0.2%로 3년 연속 감소했고, 올해 3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5% 줄었다.

닛케이는 “무리를 해 임금을 인상하고 있던 기업들 사이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른 느낌”이라는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자동차·의약품 등 분야에서 기업 수익이 압박 받으면 견조했던 임금 인상 흐름이 멈출 수도 있다”고 짚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