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은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중국과 대화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도 국방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고 미국 로이터통신과 대만 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라이 총통은 이날 총통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평화를 원하고, 전쟁에 승자는 없다"면서도 "이를 위해 방어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 국민은 평화를 사랑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평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가치이며, 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승리를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평화를 추구할 때 우리는 환상이나 꿈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어 그는 "전쟁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국방 강화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또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면, 중국과의 교류 및 협력을 기쁘게 환영한다.
포위가 아닌 교류, 대결이 아닌 대화를 통해 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5월 취임 연설에서도 중국에 "대만이 선출한 합법적인 정부와 대등·존엄 원칙 아래에서 대화로 대결을 대체하고, 교류로 포위를 대체해 협력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라이 총통은 작년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40.05%의 득표율로 '친중' 성향으로 평가되는 중국국민당(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라이 총통을 '분리주의자'로 규정하며 여러 차례의 대화 제안을 거부해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주에도 "라이 총통은 대만해협의 위기를 조장하는 인물이며, 양안의 갈등과 대립을 심화시켜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를 하나의 국가로 보는 '하나의 중국(One China)'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라이 총통은 현재 중국과 긴장 심화와 국내 여소야대 정치 구도,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대만의 오랜 우군인 미국과의 관계는 불안정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대만의 주요 안보 보장자인 미국이 방어 의지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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