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600년 전 백제가 만들어 일본에 전달한 문화유산 '칠지도'(七支刀)를 X선으로 촬영한 결과 내부가 거의 부식되지 않고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칠지도는 좌우로 각각 3개의 가지가 뻗어 있는 독특한 형태의 철제 검으로, 약 1600년 전 백제가 제작해 일본에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라현 덴리시 이소노카미 신궁(石上神宮)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 칼은 1874년경 존재가 학계에 알려졌다.
칼 앞면과 뒷면에 새긴 글자는 60여 자이며, 일부는 읽어내기 힘든 상태다.
연합뉴스는 20일 현지 공영 NHK를 인용해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은 특별전을 앞두고 칠지도의 보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최신 X선 분석 장비를 활용한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내부 부식은 거의 진행되지 않았으며, 고대 철제 유물로서는 이례적으로 우수한 상태가 확인됐다.
이 박물관은 개관 130주년을 기념해 열고 있는 특별전 '초(超) 국보 - 영원의 아름다움'에서 칠지도를 공개한 것을 계기로 조사를 진행했다.
박물관은 칼에 새겨진 글씨 가운데 녹슬어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선명해졌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하고 문자에 대한 정밀 분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노우에 요이치 나라국립박물관장은 "정말로 1600년 전의 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태가 매우 좋다.
기적적이라고 할 만하다"며 "칠지도의 실체에 접근하는 연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칠지도는 오는 6월15일까지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박물관 측은 "백제 왕실이 왜(일본)왕을 위해 제작한 것"이라며 "1600년의 세월을 넘어 한일 교류 실태를 알리는 경이롭고 소중한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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