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판 미사일방어체계(MD)인 '골든돔(Golden Dome)'을 2029년 1월까지인 자신의 임기 중에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미·소 냉전기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추진하다 미완에 그친 이른바 '스타워즈' 구상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민주당은 총 1750억달러(약 243조원) 규모 예산이 편성될 경우 미국 재정난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의회 통과까지 난관이 예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발표 행사에서 골든돔이 "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전면적으로 운용돼야 한다"고 밝히며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골든돔을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 우주군 부사령관인 마이클 게틀라인 장군을 골든돔 사업의 수석 책임자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에 대해 "우주 기반 센서 및 요격 무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 해상, 우주에 배치할 것"이라며 "캐나다도 그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며 연락해왔다.
그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골든돔 건설이 완성되면 지구 반대편과 우주에서 발사된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역대 최고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든돔은 이스라엘의 방공체계인 아이언돔과 유사한 차세대 미사일 방어시스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골든돔 구축 방안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국방부에 2개월 이내에 탄도 및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순항미사일 등을 막아낼 새로운 요격체계 실행 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골든돔 구상의 가장 큰 특징은 우주 기반 요격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이다.
지상 레이더로는 탐지가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로 추적하고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기를 통해 상승 단계에 있는 미사일을 타격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 능력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지난 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들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며 북한이 오는 2035년까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0기를 보유하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이 구상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 구축에 총 175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초기 사업비에 해당하는 250억달러만 의회에 계류된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예산 및 감세 관련 트럼프 대통령 기조를 반영한 포괄적 법안)'에 반영된 상태다.
미국은 1980년대 레이건 정부 때도 '스타워즈'라는 이름으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적의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구상을 추진하다가 예산 부족과 기술 한계에 부딪혀 중단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40년 전에 시작한 이 일을 진정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한 해당 예산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당장 비용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현재 미국 민주당 측은 막대한 재정 부담과 글로벌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골든돔 구축에 향후 20년간 최대 5420억달러(약 753조원)가 소요될 수 있다고 추산해 최종 비용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재정난은 심각한 상태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6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한 단계 내리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골든돔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對)러시아 제재 관련 질문에는 "그것은 내가 결단할 일이다.
다른 누군가가 결단할 일이 아니다"며 "러시아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볼 것"이라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만약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관심이 없고 계속 전쟁하길 원한다면 추가 제재에 이를 수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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