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무릎 특성 반영한 ‘맞춤형’ 로봇 인공관절 수술… “회복과 만족도 높다”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5-21 17:47:14

무릎 인공관절 수술 시 환자의 무릎 특성을 반영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환자 만족도와 기능 회복에 더 낫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중일 교수팀은 ‘경골 후방경사각’이라는 개인별 무릎 특성을 재현한 후방십자인대 보존형 로봇인공관절수술이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임상 결과를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만족도와 기능 회복에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중일 교수 로봇인공관절수술 집도모습

경골 후방경사각은 무릎 아래뼈(경골)를 측면에서 보았을 때, 관절면이 뒤로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각도로, 개인마다 고유한 차이를 보인다.
이 각도는 후방십자인대의 기능은 물론, 무릎의 안정성과 관절의 운동역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보존형 인공관절수술 시, 경골 후방경사각을 정확히 재현하지 못하면 무릎의 자연스러운 굴곡 동작이 어려워지고, 수술 후 통증이나 강직, 평지나 계단 보행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존형 인공관절수술에서는 본인의 수술 전 경골 모양을 고려하여 경골 후방경사각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은 매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공관절 수술은 약 12만건으로 3년 새 약 7.5% 증가했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에서 로봇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정밀한 로봇인공관절수술 기법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인공관절수술에서는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고 수술 후 환자의 다리가 일자형이 되도록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방법은 인공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환자 고유의 무릎 움직임을 변화시키고 다리 구조·모양에 맞게 형성돼 있던 힘줄과 근육 등 연부조직이 새로운 다리 형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이질감과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김중일 교수팀은 후방십자인대를 보존하고, 환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다리 모양을 찾아주는 수술법 ‘환자 맞춤 보존형 로봇인공관절수술’을 연구했다.
수술에는 정밀한 절삭이 가능한 ‘마코(MAKO) 로봇’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예후를 △슬관절기능지수(Knee Society Function Score) △망각관절지수(Forgotten Joint Score) △골관절염지수(WOMAC, 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Arthritis Index) 중심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 고유의 경골 후방경사각 변화를 4도 미만으로 유지한 그룹과 4도 이상 변화된 그룹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됐다.
환자 고유의 경골 후방경사각을 수술 후에도 재현한 그룹에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보행 시 본인의 무릎처럼 더 편안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봇을 활용해 환자고유의 해부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김중일 교수는 “최근 인공관절 수술의 화두는 ‘개인화’에 있다”며 “모든 환자에게 똑같은 방식의 수술이 아닌,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를 정밀 분석하여 그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정렬을 구현해주는 것이 진정한 치료”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스포츠의학회 공식학술지 ‘KSSTA(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 최신호게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