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름철 종합대책 가동…기후재난 약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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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역대급' 더위가 예상되면서 서울시와 각 자치구들도 재해 대비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기후변화로 올 여름 '역대급' 더위가 예상되면서 서울시와 각 자치구들도 재해 대비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 고온현상은 6월부터 나타나고 7, 8월에는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고온현상은 인명피해로도 이어진다. 지난해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3704명으로, 전년(2818명) 대비 31.4% 증가했다.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30.4%를 차지했고, 인구 10만 명당 온열질환자 수도 80세 이상(15.4명)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온열질환자 절반 이상(55.6%)은 열탈진을 겪었으며, 환자는 실내(21.3%)보다 실외(78.7%)에서 3.7배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도 34명으로 2018년(48명)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이 중 60세 이상이 23명으로 67.6%, 실외 발생이 28명으로 82.4%를 차지했다. 추정 사인은 대부분(94.1%) 열사병으로 조사됐다.
집중호우도 잦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올 여름 대기 불안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시간당 강수량이 100mm가 넘는 극한호우 빈도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도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시는 최근 '2025 여름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폭염·수방·안전·보건 등 4개 분야별 지원과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올해의 경우 △저지대·재해 우려 지역 집중 관리 △골목 침수 위험 감지 △빗물그릇 확보 △기상청·경찰·군·소방과의 공조 강화 등에 중점을 뒀다.
먼저 반지하 주택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침수경보 신기술이 시범 도입된다. 우기 전까지는 반지하 가구에 침수 방지시설을 무료로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1만6281가구에 침수 방지시설이 설치됐으며, 침수 우려가 큰 2035가구에는 돌봄 공무원이 1대1로 배치된다. 수방 거점도 지난해 3곳에서 올해 6곳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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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호우주의보로 인해 서울 은평구 불광천 돌다리 출입구가 출입통제 현수막으로 막혀 있다. /더팩트 DB |
침수경보는 서울 전역에 설치된 강우량계와 도로수위계를 활용해 실시간 수위를 감지한 뒤, 일정 기준을 넘으면 예·경보가 발령된다. 기준은 15분간 20㎜ 이상, 1시간 내 55㎜ 이상 강우, 도로 침수 15㎝ 이상 중 하나라도 충족될 경우다. 이후 현장 확인과 CCTV 모니터링을 통해 경보가 최종 발령된다.
경보가 내려지면 가구별 지정된 '동행파트너'가 재해 취약가구를 직접 찾아 대피를 돕는다. 올해 동행파트너는 2887명으로, 장애인·노인·아동 등 1130가구를 지원한다. 침수 우려가 있는 지하차도 98곳은 수위가 10㎝ 이상일 경우 즉시 통제된다.
하천으로 빗물이 급격히 몰리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빗물그릇(자연형 저류지)'도 확대된다. 서울대공원 등 7곳 외에 올해 5곳을 추가해 총 12곳으로 늘린다. 아울러 강남역·도림천·광화문 일대에는 빗물을 저장해 배수하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이 올해 착공된다.
시는 경찰·군·소방과 함께 재난 대응 협의체를 운영 중이며, 오는 5월 말에는 관계기관과 함께 풍수해 대비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훈련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 자치구별 무더위 쉼터 확보·재난도우미 투입
서울 자치구들도 자체 여름철 대책을 가동하며 현장 중심의 실질적 대응에 나섰다.
동대문구는 4개 분야 종합대책을 추진하며, 스마트 그늘막을 기존 25개소에서 39개소로 확대했다. 중랑천 산책로에는 쿨링포그를 추가 설치하고, 80개 공공시설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운영한다. 침수 우려 가구에는 물막이판 1200개와 소형 양수기를 사전 배포한다.
은평구는 폭염 상황관리 TF를 운영해 취약계층 집중 모니터링에 나섰다. 독거노인 안부 확인, 거리노숙인 보호 순찰, 냉방물품 지원 등을 확대하고, 무더위쉼터 210곳과 스마트쉼터 11곳을 운영 중이다. 도심 열섬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 도로에 물을 살수하고, 불광천 등 4곳에 쿨링포그도 설치했다.
양천구는 1053명의 재난도우미를 투입해 건강취약계층을 집중 관리하고, 무더위쉼터 196곳과 민간 숙박업소 3곳을 안전숙소로 활용한다.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그늘막도 57곳으로 늘리고, ‘스마트마루’를 통해 냉방·충전이 가능한 대기 공간을 제공한다. 새벽인력시장 쉼터 운영, 도로 살수, 수경시설 개장 등 폭염 저감 장치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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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최근 '2025 여름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폭염·수방·안전·보건 등 4개 분야별 지원과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더팩트 DB |
송파구는 종합대책 기간 동안 188개소의 무더위쉼터와 26개의 연장쉼터를 운영하고, 1237명의 재난도우미가 어르신 돌봄에 투입된다. 폭염 저감시설로는 스마트 그늘막 20개소와 고정형 그늘막 4개소를 추가 설치했다. 동시에 수방대책과 감염병 예방 활동도 병행 중이다.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수해 피해가 컸던 강남구는 지난 13일 ‘풍수해 대비 실무자 교육 및 방재훈련’을 진행했다. 강남구 치수과와 22개 동 주민센터 실무자, 강남소방서 관계자들이 참여해 기관 간 협업과 현장 대응 역량을 점검했다.
역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한 동작구는 성대시장 일대 정비를 추진 중이다. 현재 단기 대책 1단계로 빗물받이 159곳을 정비하고 25곳을 추가 설치 중이며, 10월까지는 유도턱·횡단배수로 신설 등 2단계 대책도 병행할 예정이다.
금천구는 지하 주택에 침수방지시설을 무상 설치 중이다. 물막이판과 역류방지시설을 각각 630곳, 450곳에 설치할 계획이며, 노면 빗물과 하수 역류를 동시에 차단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폭염과 기습호우로 안전사고가 빈번해지는 가운데 시민들이 안전하고 시원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꼼꼼하고 면밀하게 대책을 가동할 것"이라며 "특히 기후재난 약자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약자동행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