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위 10명의 억만장자들이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10억달러씩 총 3650억달러(약 503조원)의 자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공화당이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을 경우 이들의 부는 더 빠른 속도로 증식할 전망이다.
이 법안이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를 탄생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1일(현지시간) CNN은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옥스팜은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리스트를 기준으로 2024년 4월 말부터 2025년 4월 말까지 상위 10명의 자산 변화를 측정했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 기간 자산이 1861억달러 증가하며 전체 증가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가 조만간 세계 최초의 '트릴리어네어(자산 1조달러 이상 보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월마트 상속인 롭 월튼의 자산은 각각 387억달러씩 증가했고 워런 버핏은 348억달러, 짐 월튼은 365억달러를 불렸다.
반면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자산이 소폭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2023년 기준 미국 노동자의 평균 연 소득은 약 5만달러에 불과했다.
미국 최고 부자 10명이 12개월간 번 돈을 미국 일반 근로자 10명이 일해서 따라잡으려면 72만6000년이 걸린다고 옥스팜은 지적했다.
CNN은 "이러한 조사 결과는 국가의 부의 불평등에 대한 확실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공화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하나의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은 이러한 부의 불평등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법안은 감세와 국경 강화 예산 등을 포괄하는 법안으로, 부자들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는 동시에 주요 사회안전망 예산에서 약 1조달러를 삭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펜와튼예산모형(PWBM) 분석에 따르면 상위 10% 가구는 전체 혜택의 약 65%를 가져가게 되며 반면 소득 하위 20%는 2026년부터 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 등 사회보장 예산 삭감으로 가구당 약 1035달러 손실이 예상된다.
옥스팜은 "부자들에게 유리한 구조를 더욱 고착화한다"고 비판하며 "이 세금 체계는 세계 최초의 트릴리어네어를 탄생시키기 위해 설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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