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운행 예고보다 1년 미뤄져
마곡~잠실 54분, 접근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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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가 지난 2월 28일 서울 여의도 한강 선착장에 정박해 있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영국 런던 템즈강의 우버보트를 참고해 기획된 서울시 '한강버스' 사업이 정식 운행에 또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지난해 10월 운행 시작을 목표로 했지만, 세 차례에 걸쳐 일정이 미뤄지며 오는 9월로 연기됐다. 예정된 시기보다 1년 가까이 늦어진 셈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올해 한강버스는 예비선박 2척을 포함해 총 12척이 도입될 예정이다. 1·2호 선박에 더해 9∼12호 선박이 6월 중 추가로 한강에 인도돼 시범운항하고, 3∼8호선은 공정 상황에 따라 정식 운항 개시 이후에 추가 인도될 예정이다. 시는 향후 일정에 대해 "6월 4척, 7월 2척, 9월과 11월에 각각 2척씩 총 10척이 차례대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강버스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3년 영국 템스강의 수상교통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도입했다. 육상 교통 혼잡을 줄이고 친환경 대중교통망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오 시장은 지난 1월 2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버스, 마을버스, 따릉이와 더불어 주요한 또 하나의 대중교통 수단이 탄생하는 것"이라며, "한강에 대한 시민들의 교통수단 인식 체계를 바꾸는 결정적인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한강버스 진수식에서도 눈물을 보일 만큼,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이 역점을 둔 한강버스 사업이지만 선박 건조 작업이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운행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선박은 현재 건조 중이며 일부 일정이 지연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선박 제작을 맡은 A업체는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미 선박 제작 경험이 없었던 신생 기업으로 밝혀져 특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영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지난 3월 "하이브리드 선박 제작 경험이 전무한 업체에 총 200억원이 넘는 고가의 선박 제작을 무책임하게 발주했다"라며 "납품 가능하다는 업체의 말만 맹목적으로 신뢰해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민간사업자가 맺은 계약이라며 책임론에 선을 긋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가 직접 선정하거나 계약한 것이 아니며, 민간 사업자인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자체적으로 계약한 사안"이라며 "서울시는 업체 선정이나 계약, 비용 결제에 관여하지 않았고, 업체를 바꿀 권한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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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은성중공업 일원에서 개최된 한강버스 안전기원 진수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축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
이와 함께 한강버스의 실제 효과도 계속 논란거리다.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선착장의 접근성은 물론, 소요 시간 면에서도 지하철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시는 한강버스의 주요 이용층을 직장인으로 보고 출퇴근 시간대에 15분 간격으로 운행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직장인들의 출근길 이용에는 경쟁력이 낮아 보인다. 시에 따르면 한강버스를 이용할 경우 마곡~잠실 급행 노선은 54분이 소요된다. 지하철 9호선 급행을 이용하면 석촌역에서 마곡나루역까지 42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여의도~잠실 구간도 급행 노선은 30분이 걸리는 반면, 9호선 지하철 급행은 27분만에 이동 가능하다. 선착장까지의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경제성과 효율성 모두 떨어진다. 이에 더해 한남대교, 잠수교, 밤섬 주변 통과 시 일부 속도 저감이 불가피해 소요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는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완책을 내놨다. 선착장 인근에 공유자전거 '따릉이' 거치대를 설치하고, 망원선착장에는 출퇴근 맞춤형 '다람쥐버스'를, 마곡·압구정·잠실 선착장에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하철과 속도 경쟁하는 교통수단이라기보다 출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경치를 즐기며 이용하는 대안적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는 총 1560억원이 투입됐다. 이 중 시비는 선착장 하부 및 접근성 개선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227억원이 쓰였고, 민간사업자는 선박 구입 및 부대시설 조성 공사비 등으로 1333억원을 부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