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페니(1센트) 동전이 200여년 만에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미 재무부가 내년부터 1센트 동전의 신규 유통을 중단하며 단계적 퇴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페니 생산 중단 후에도 현금 거래에서 페니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생산 중단 이후 시중에 유통되는 1센트 동전이 부족하게 되면 기업들은 가격을 5센트 단위로 올리거나 내려야 할 것이라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동전 퇴출 등 화폐 생산 규칙 설정은 국회의 권한이다.
그러나 재무부는 WSJ에 신규 주조를 중단할 수 있는 권리는 재무부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1센트를 없애기 위한 미 정치권의 오랜 노력의 결과다.
페니의 가치는 1센트에 불과하지만 제작 비용은 3.7센트에 달한다.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말 그대로 2센트가 넘는 페니를 주조해왔다.
이건 정말 낭비다!"며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에게 페니 생산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페니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개진한 바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달 초 공화당의 마이크 리(유타주)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제프 머클리(오리건주) 상원의원은 재무부가 1센트 동전을 주조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현재 약 1140억개의 페니가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용은 많지 않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현재 유통 중인 동전의 60%(최대 140억달러)는 동전통에 보관돼 있다.
WSJ는 미국인들이 매년 최대 6800만달러(약 936억원) 상당의 동전을 버린다고 지적했다.
미 조폐국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빈 동전을 소진하면 1센트 동전 주조를 중단할 예정이다.
조폐국은 이번 달 마지막으로 빈 동전을 주문했다.
생산 비용 증가로 미 정부는 지난해 페니 약 30억개를 생산해 85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
조폐국은 페니 생산 중단으로 연 5600만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 세계적으로 소액 동전을 없애는 추세다.
캐나다는 2012년 1센트 주화 생산을 중단하고 현금 거래 금액을 5센트 단위로 반올림하기 시작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미 수십 년 전에 1센트 동전 생산을 중단했다.
한편 1센트 동전 주조가 중단되며 희소성 있는 동전의 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3월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링컨 페니' 가치가 최대 1억21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링컨 페니는 1909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10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되기 시작한 동전이다.
1958년 '링컨 기념 페니'로 대체될 때까지 생산됐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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