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남편에게 구박 받은 돌싱녀 “빈손으로 쫓겨날 판” 하소연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5-23 20:28:59

게티이미지뱅크

두 번째 남편과 이혼을 준비하던 중 빈손으로 쫓겨나게 생겼다는 여성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2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시모와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을 결정한 A씨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 결혼한 적이 있었다.
그의 첫 번째 결혼은 불행으로 끝났다.

A씨는 결혼 후 전 남편의 직업, 학력, 가족사 등 모두가 거짓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혼인신고를 마친 후 얼마 되지 않아 이혼했다.

A씨는 이 충격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A씨는 지금의 남편을 알게 됐다.
A씨는 '모든 게 거짓이었던 혼인은 무효가 됐다'며 과거 결혼과 상처에 대해 이메일로 털어놨고, 남편은 A씨를 이해해 2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하지만 시부모님은 A씨가 초혼이 아니라는 이유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
시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A씨를 구박했다.

힘든 결혼생활에 A씨는 우울증이 다시 찾아오기도 했다.
A씨는 증상이 심해져서 결국 휴직했고 요양까지 하게 됐다.

A씨는 요양이 끝나 복직 했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끝내 회복되지 않았다.
A씨 부부는 7년간의 결혼을 정리하기로 했고 양육권은 남편에게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이혼을 준비하던 남편이 A씨의 인적 서류를 확인하곤 혼인 무효가 아니라 이혼이라며 화를 냈다.

A씨 남편은 A씨가 이혼한 것과 우울증 병력을 숨겼다면서 혼인 취소 소송을 내고 거액의 위자료까지 청구했다.

그러면서 결혼 전 부모님이 해준 아파트 말고는 당신 명의로 된 재산이 없으니 재산분할도 못 해주겠다고 했다.

A씨는 “이대로 아무것도 없이 쫓겨나야 하는 거냐”면서 조언을 구했다.

이 사연에 대해 조윤용 변호사는 “A씨는 남편과 교제를 시작하기 전 이메일을 통해 과거의 전혼 사실 및 전혼 관계가 해소된 사실까지 밝혔다”며 “남편 역시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었다.
다만 서로 이해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망에 의한 착오의 정도는 혼인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 사실을 알았다면 혼인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대한 것이어야 한다”며 “혼인 취소 사유나 위자료의 사유로까지 인정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전혼 파탄 이후에 우울증을 앓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신의 성실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받을 정도로 보이지 않고 사회 통념상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어야 할 성질은 아니라고 보인다”며 “혼인 취소는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재판상 이혼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A씨는 7년간 결혼생활을 영위하며 맞벌이하면서 거주지 아파트의 유지에 기여했으므로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