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란 혐의' 한덕수·최상목 출국금지…경호처 김성훈 연장더팩트 기사제공: 2025-05-27 16:48:02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달 중순께 한덕수 전 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해 12월 출국금지돼 연장됐다.사진은 한덕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맨하탄21빌딩에 마련된 선거 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대통령경호처 박종준 전 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출국금지도 연장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달 중순께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를 출국금지 조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내린 출국금지를 연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해 내란에 동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이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당시 국무회의에 배석했다.

이 전 장관은 내란 혐의 외에도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이후 언론사 4곳의 단전과 단수를 소방청 등에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수단은 전날 오전 10시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을, 낮 12시에는 최 전 부총리를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오후 8시께, 한 전 총리는 오후 8시50분께, 최 전 부총리는 오후 9시30분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달 중순께 한덕수 전 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국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습,/배정한 기자

특수단은 최근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대통령 집무실과 복도, 대접견실 등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특수단은 지난해 12월3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인 4일까지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의 출석 조사 당시 진술과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최 전 부총리의 출석 조사 당시 진술과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지난해 12월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을 포함한 11명 중 김용현 전 장관을 제외하고 모두 불러 조사했다.

한 전 총리는 특수단에서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무회의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어 "사실상 사람(국무위원)이 모였다는 것 말고는 간담회 비슷한 형식"이라며 "그 모임이 국무회의로서 법적 효력이 있는지 판단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추가 증거를 확보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며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이 그간 국무회의 관련해 국회에서 진술한 내용, 언론에 보도된 내용 등과 달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 이광우 본부장도 출국금지했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왼쪽)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지난 3월2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특수단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 전 처장과 김 전 차장, 이 본부장 등 3명의 출국금지도 연장했다.

이들은 지난 1월3일 윤 전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로 입건됐다. 김 전 차장은 경호처 내 부당한 인사 조치, 비화폰(보안처리된 전화기) 관련 기록 삭제 지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차장과 이 경호본부 등은 야권에서 경호처 내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한 인물들이다.

특수단은 지난해 12월6일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사용자 정보가 원격으로 삭제된 것도 파악하고 증거인멸 혐의 수사도 벌이고 있다.

특수단은 지난 22일 경호처로부터 비화폰 서버 기록을 임의 제출받아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이틀마다 자동 삭제된 비화폰 서버 기록을 대부분 복구했다. 복구 대상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3일부터 올 1월22일까지 기록이다. 대부분의 통화 및 문자 내역을 되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단 관계자는 "아직 누가 어떻게 삭제한 것인지는 몰라 성명 불상자로 수사하고 있다"면서도 "경호처가 비화폰 서버를 관리하고 있는 만큼 경호처에서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