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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따라 늘어선 고급 아파트 단지들. 서울 강남권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한강 조망을 품고 빼곡히 들어서 있다. 최근 서울시는 조망권 논란이 반복되자 ‘소셜믹스’ 원칙에 유연성을 두기로 하며, 한강변 임대주택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1 |
서울시가 분양과 임대를 섞어 배치하는 ‘소셜믹스’ 정책을 사실상 유연하게 운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같은 아파트, 다른 대우'를 다시 정당화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수년간 유지해온 평등 배치 원칙은 조합 반발과 사업 차질 우려 앞에 흔들리고 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소셜믹스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할 방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한강변 임대는 피하되, 다른 방식으로 물량을 채우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간 서울시는 “임대든 분양이든 모두 동등하게, 조망권도 차별 없이”라는 원칙 아래 모든 동에 임대주택을 고르게 배치해왔다.
일반분양과 임대가 구분 없이 동·호수를 추첨받도록 하는 것도 이 정책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강남과 여의도, 잠실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한강 뷰’를 둘러싼 임대 배치를 두고 조합 반발이 이어지면서, 서울시도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송파 잠실주공5단지, 여의도 공작아파트 등에서는 “임대 때문에 프리미엄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커졌고, 일부 단지는 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제 한강변 주요 동에 임대를 배치하지 않되, 대신 임대 물량을 늘리거나 기부채납(사실상의 벌금)을 받는 방식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강남구 대치동의 재건축 단지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다.
이 단지는 임대와 분양을 완전히 분리해 각각 따로 동·호수를 추첨했다.
서울시는 소셜믹스 원칙 위반으로 보고, 20억원 규모의 현금 기부채납을 조합에 요구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자치구와의 사전 협의를 강화하고, 위반 시 처벌할 수 있는 법령 개정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원칙 후퇴’ 이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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