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업체에서 거액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재판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배임수재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 전 감독과 배임증재 혐의를 받는 커피 업체 대표 김모씨에게도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장정석과 김종국의 행위가 도덕적·법적으로 정당성이 있는지는 극히 의문이지만, 적어도 검사가 기소한 배임 수재와 증재의 형사 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은 항소심도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대화를 보면 장정석은 거듭 수재에 관한 요구를 하고 있고, 박 모 선수는 이를 회피하다 못해 녹음해서 제보하고 신고했다"며 "그런 박 모 선수가 장정석에게 무엇을 청탁한다는 것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KBO 규약은 사단 법인의 내부 규율인데, 이를 위반한 협상이 이뤄졌다고 해서 형사 처벌을 하기는 어렵고, 이 사건 사실관계를 따르더라도 자유계약선수(FA) 협상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김씨의 1억6000만원 지급에 대해서도 "김씨는 어떤 청탁을 하기 위해 준 것이라기보다는 순수한 후원자의 입장에서 교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은 2022년 10월 김씨로부터 광고 계약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김 전 감독은 같은 해 7월 선수 유니폼 견장 광고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6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장 전 단장은 2022년 5∼8월 FA 계약을 앞둔 포수 박동원(현 LG 트윈스)에게 최소 12억원의 계약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2억원을 달라고 세 차례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로도 기소됐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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