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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양국이 장거리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우리 국방부 장관들은 오늘 우크라이나산 장거리 무기 시스템 조달과 관련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것"이라며 "사거리 제한이 없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 밖에 있는 군사적 목표물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크라이나에서 장거리 무기를 공동 생산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산업 차원의 협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국방부는 이번 프로젝트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및 구호물자 신규 지원에 총 50억 유로 규모의 예산이 배정됐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과 협력해 진행할 사업에 '관련 체계와 미사일'이 모두 포함된다면서 2026년 6월께 첫 생산분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메르츠 총리가 앞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다고 시사했던 사거리 500㎞의 독일제 타우루스(Taurus) 공대지 순항미사일 직접 제공보다는 한 발 물러선 조치다.
독일 내 여당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SPD)이 타우루스 미사일 직접 제공에 반대해온 만큼, 독일 정부가 기술 이전과 자금 지원을 통한 우회적 방식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 사정거리 수백㎞대의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받으면서도 독일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보내달라고 요청해 왔다.
전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이 전쟁 당사국이 되는 것을 우려해 이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이번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욱 깊이 관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는 매우 위험한 흐름이며, 독일이 취하고 있는 입장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여름철 대규모 공세를 준비 중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투가 격화하면서 전투용 드론과 무기 생산을 늘리는 게 시급하게 됐다면서 “독일과 합의한 공동투자 사업에 드론 생산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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