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한국과 협의 없는 주한미군 감축 반대”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5-30 06:00:00

아시아 언론 간담회서 입장 표명
“주한미군 주둔, 韓·美 모두 이익”
안보·관세 연계에도 우려 나타내
韓 대선 뒤 양국 가교 역할 다짐도

한국계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 의회에 진출한 앤디 김 상원의원(민주·뉴저지)이 “한국과 깊은 협의 없는 주한미군의 실질적 감축에는 반대할 것”이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김 의원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에서 열린 한국 등 아시아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대폭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봤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일부 재배치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주한미군의 임무는 북한에 집중돼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며 주한미군 임무는 북한 위협을 억제하고, 유사시 대응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디 김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한국 등 아시아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지난 22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주한미군 4500명가량을 미국 영토인 괌이나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이 비공식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대해 미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지만, 전날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 회의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힘에 의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때때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 의원은 트럼프 1기 때도 주한미군 감축 시도를 저지하는 데 앞장섰다며 “여전히 주한미군 주둔과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의회의 초당적 지지가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트럼프 행정부에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주한미군이 한국에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도 이익이라는 것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얻는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 논의를 철회하고 의회, 그리고 한국의 차기 지도자와 대화하며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상호 안보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할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실제로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동료 의원이 목소리를 모을 수 있도록, 몇몇 의원에게 연락을 취했다고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협상에서 주한미군 주둔 비용 등 안보 문제와 관세, 산업 협력 등을 연계하려 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같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에 징벌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6월4일 새로 출범하는 한국 새 정부에는 한·미 협력의 중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득해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그 과정에서 한·미 간 가교역할도 다짐했다.
김 의원은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미국이 한국과의 경제협력에서 이익을 얻지 못한다는 식의 트럼프식 압박이 잘못됐다는 점을 대화하고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기를 바란다”며 “이는 제가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에 대해 한국의 차기 지도자와 대화하기를 바라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김 의원의 상원 입성 약 150일을 맞아 진행됐다.
뉴저지 연방하원 3선 의원이었던 김 의원은 지난해 밥 메넨데스 전 상원의원이 뇌물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고 사임하자, 상원 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국무부와 국방부는 물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부처·기관에서 두루 공직을 거쳤으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 참모로 일한 경력도 있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