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한국에서 추가로 발생한 '이상 폭염'이 12일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클라이밋센트럴은 29일(현지시간) 적십자적신월 기후센터, 세계기상특성(WWA) 등과 공동으로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전 세계 247개국에서 기후변화가 폭염일수 증가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 '기후변화와 전 세계 폭염 증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1991~2020년 각지에서 관측된 기온 가운데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온을 폭염의 기준선으로 정하고, 기온이 이 기준을 넘는 날을 각국의 '폭염일'로 정의했다.
이어 기후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발생했을 폭염일수를 수치 분석모델에 따라 추산해 기준으로 삼았다.
분석 대상 기간 중 한국은 폭염 기준에 해당하는 날이 76일이었다.
연구진은 만약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한국의 폭염일수는 이보다 12일 적은 64일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국의 평균기온은 30년 평균기온 대비 1.2도 상승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보고서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 탓에 폭염 일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폭염 일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국가도 195개국에 달했다.
증가한 폭염 일수가 30일 이상인 국가의 인구수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0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연속 폭염'은 67회에 이르렀다.
연속 폭염이란 지역별 최고기온 신기록이 경신되거나, 계절과 맞지 않은 이상 고온이 광범위한 지역에 3일 이상 이어지는 경우 등에 해당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한국도 6차례 연속 폭염을 겪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간의 폭염 사태는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 없이는 사실상 발생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홍수나 태풍이 뉴스 헤드라인을 차지하지만, 폭염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기상이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마다 수천 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하고 알려지지 않은 온열 관련 사망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49만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사망자의 45%는 아시아, 36%는 유럽에서 나왔다.
또 2023년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폭염이 발생해 특히 유럽에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급증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약 3만7000명이 고온으로 인해 사망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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