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일 밤 한덕수·최상목·이상민…CCTV는 알고있다더팩트 기사제공: 2025-05-31 00:06:07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의 내란 동조 또는 방조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의 내란 동조 또는 방조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한 전 총리 등 3명의 허위 진술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비화폰(보안처리된 전화기) 기록은 사건의 전모를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물론,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의 내란 혐의와 관련해 비화폰 서버 기록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특수단은 지난 29일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복구된 비화폰 서버 기록을 모두 임의제출 받았다. 지난해 3월1일부터 올해 1월22일까지 모든 비화폰 통화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전 총리 등 3명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문건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히 특수단이 경호처로부터 확보한 대통령 집무실과 복도, 대접견실 등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한 전 총리 등의 ‘계엄 선포를 인지하지 못했고, 계엄 선포를 만류했다’는 취지의 기존 진술과는 다른 행동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이들 3명을 출국금지 조처했다. 지난 26일에는 3명을 동시에 불러 약 10시간에 걸친 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기존 진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의 내란 동조 또는 방조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 더팩트DB

다만 CCTV 영상에는 당시 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음성은 담기지 않았다. 영상에 담긴 행동만으로는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어 비화폰이 이들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핵심 증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수단은 경호처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안가) 출입 CCTV 영상을 제출받는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비화폰 분석 결과와 추가 증거물 확보 여부에 따라 한 전 총리 등 3명을 넘어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국무위원들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는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을 비롯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당시 국무회의에 배석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현재 비화폰 분석에 주력하는 한편, 안가 CCTV를 받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한 전 총리 등 국무위원들에게 재출석을 요구하거나 강제수사를 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특수단은 계엄 선포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6일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에 담긴 여러 정보가 원격으로 삭제된 정황도 포착하고 증거인멸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