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무역 합의 불이행을 지목하자 중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합의를 위반한 쪽은 미국이라고 반발했다.
중국 측은 미국이 자국 이익을 고집할 경우 "단호하고 힘 있는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며 정상 간 대화를 통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미국 측에 협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중국은 책임지는 태도로 (지난달)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합의를 진지하게 대하고 엄격하게 이행하며 적극 수호했다"면서 "중국의 권익 수호는 흔들림 없고, 합의 이행은 진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은 "반면 미국을 보면, 제네바 회담 후에도 계속 여러 새로운 대(對)중국 차별적 제한 조치를 계속 내놨다"며 "여기에는 인공지능(AI) 칩 수출 통제 가이드 발표와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판매 중단,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미 제네바 회담 공동성명은 양국이 상호존중·평등 협상의 원칙에 따라 달성한 중요 합의로 쉽게 나온 성과가 아니다.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마주 보고 즉각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기를 촉구한다"며 "미국이 고집스레 중국의 이익을 계속 훼손한다면, 중국은 계속 단호하고 힘 있는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이날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나쁜 소식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놀랍지 않겠지만,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는 것"이라면서 "2주 전만 해도 중국은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었다"고 짚었다.
당초 중국이 5월 스위스에서 약속한 희토류 수출 제재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발끈한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즉각 성명을 내고 "차별적 제한을 중단하고 양측은 제네바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된 것을 공동으로 준수해야 한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경제 참모들은 양측이 정상 간 대화를 통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협상 여지를 열어두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일 미국 ABC방송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대화가 이르면 금주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일 양측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 역시 같은 날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 간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지난 5월 미국 증시 강세의 원동력인 미·중 관세 유예 합의에 대한 불안감도 다시 고조됐다.
지난달 3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3%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0.10%, 0.32%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