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야구방망이 휘두른 중학생에 교사들 충격…“강력 제재 필요” [지금 교실은]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02 17:37:01

50대 교사가 중학생이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 골절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해 교직 사회가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연이어 발생하는 교사 폭행 사건에 교사들은 “교사의 생명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수원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50대 남성 교사 A씨가 중학생 B군이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A씨는 체육 수업 중이었고, B군은 “수업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남부경찰서는 B군을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하고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 5월 30일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열린 교사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분향소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고인은 숨지기 전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교원단체들은 엄정대응을 촉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교사의 가르칠 권리를 넘어 생명권까지 위협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며 “교권의 문제를 넘어 교사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기본권마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이는 우리 교육시스템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교사노조는 “교사 폭행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현재 교권침해위원회가 내리는 징계만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교사를 폭행한 학생은 교육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존재로 간주해야 하며, 사법적 절차를 통한 법적 징계가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에 대한 폭행은 반드시 법적 처벌을 받는다’는 사회적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중등교사노조도 “단순 교내봉사, 출석정지 등으로 끝나는 솜방망이 대응을 중단하고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교사를 대상으로 한 폭행·협박은 학생이라 하더라도 즉각적인 형사 고발과 징계연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학생이 학교에서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은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야구방망이 폭행 사건 3일 전인 지난달 27일에는 제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수업 시간에 여교사를 주먹으로 때리는 사건도 있었다.
해당 남학생은 학교 징계로 사회봉사를 가는 길에 인솔교사가 시간을 지키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자 교사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일에는 경기의 한 초등학교에서 3학년 남학생이 교사를 주먹과 발로 때린 사건도 있었다.
4월에는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하는 여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제주에서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던 교사가 숨진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교사 사이에선 교권침해 문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보미 교사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지금까지의 교권침해 대응 정책이 실효성을 갖지 못하고 오히려 교사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의 엄중함을 직시해야 한다”며 “보다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