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어려운 과제를 직면하고 있다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분석했다.
3일(현지시간) CSIS의 빅터 차·앤디 림 한국 석좌는 '한국의 새 대통령 : 프라이팬에서 불 속으로(Frying Pan to Fire·설상가상)'라는 글에서 이처럼 평가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은 이번 조기 대선의 특수성으로 인해 인수인계 기간 없이 4일 취임하며, 당장 국내외 정책적 난관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탄핵의 장을 마감했지만, 새롭고 더욱 어려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대통령은 1997년 한국의 유동성 위기 속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과거 두 차례 탄핵 위기(2004년과 2017년) 당시 경기 침체는 2004년 중국 경제 호황과 2017년 한국 반도체 수출 호황의 수혜를 봤지만, 현재는 그러한 유리한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이 대통령은 훨씬 더 가혹해진 외부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미국의 관세, 중국의 수출 통제, 북·러 관계 등은 한국의 경제 회복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는 경제를 지목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부과한 이후 한미 무역 협상에 진전이 없는 점을 지적하며 "각국은 6월 4일까지 최상의 무역 협상안을 제출해야 하고, 90일간 관세 유예 기간이 7월 8일 종료되기까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취임 초기 가장 중요한 과제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타결에 임할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한미 동맹에 조용한 위기가 감돌고 있다며 주한미군 감축 검토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인도·태평양 방문에서 한국을 건너뛴 점을 언급했다.
다만 이들은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한국 외교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며 양국 정상이 이달 말 캐나다 앨버타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관세, 주한미군 감축, 대북 정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외교안보 정책으로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을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의 대중(對中) 정책에 대해선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방식을 추구한다며 이러한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이 중국과 경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안보 협력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전했다.
북한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언젠가 북한과 관계를 재개할 수 있지만, 북한 지도자와 직접 협상 과정에서 서울(한국)을 건너뛸 수 있다"고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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