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론' 뚜렷했지만…김문수·이준석 지지 과반 넘어
지난 지방선거 전 자치구 석권한 오세훈…내년에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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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고 나와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21대 대통령선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로써 행정부 수장과 서울시 수장의 소속 정당이 여야로 갈라지게 됐다. 이번 대선은 내년 서울시장, 구청장 선거와 오세훈 시장의 주요 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4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설상미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도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은 불과 3년전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25개 전 자치구를 석권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선 결과는 정권심판 여론이 서울 민심을 크게 흔들었음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47.13%의 득표율을 기록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1.55%)를 앞섰다. 하지만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9.94%까지 포함하면 과반수다. 이 대통령의 서울 득표율은 전국 49.42%보다도 낮았다.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서울 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이 서울에서 승리했지만 오세훈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5선에 도전할 경우 결코 비관적이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다.
◆ 12.3 사태 이후, 정권 심판에 손 들어준 서울 민심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정부와 내란에 대한 심판이 선거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발생한 '12.3 계엄'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정부여당은 도덕성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서울 유권자 사이에서 '정권 심판론'이 급속히 확산됐고, 이같은 정서가 대선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했던 자치구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감지됐다. 예컨대 용산구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47.60%로 1위를 기록했지만, 이재명 후보도 41.14%를 얻으며 '선방'했다. 이곳은 202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시장이 64.93%를 득표했던 지역이다.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에서도 이 대통령은 42.1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문수 후보(46.59%)와 불과 4.48%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강남 3구를 제외한 대부분 자치구에서 이재명 후보는 45~53% 사이의 고른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보여줬다.
◆ 3년 전 자치구 '보수 압승'…서울시장 선거는 다시 인물 경쟁
3년 전인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는 오 시장이 서울에서 59.05%의 득표율로 송영길 민주당 후보(39.23%)를 압도하며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승리했다. 강남구(74.38%), 서초구(72.31%)는 물론, 진보세가 강한 관악구(53.03%)와 은평구(53.49%)에서도 우세를 점했다.
이에 따라 보수 지지층이 약화됐다기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실정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과 오세훈 서울시정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고 본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해 '12.3 계엄' 당시 일찌감치 계엄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대선 결과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집권 초기 지지율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관건이다.
결국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인물'과 '정책' 경쟁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르지만 여권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박주민 민주당 의원, 김진애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로 오르내린다. 야권에서는 5선 도전을 고심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중심축으로, 나경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도 잠재적 후보로 거론된다.
서울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는 '인물중심'이 될 것"이라며 "대선은 정권 평가 성격이 강하지만, 지방선거는 지역 이슈와 인물 경쟁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 4선 오세훈 시장의 행정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됐기 때문에 5선에 도전할 경우, 상대 당에서는 오 시장과 견줄 만한 인지도의 인물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권 초기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국정 안정을 명분으로 집권당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시민들의 견제 심리와 시정 연속성 등을 고려하면 오 시장이 충분히 해볼 만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