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부유층들도 '미국판 다이소' 1달러 숍으로 몰려들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 트리와 달러 제너럴은 올해 1분기 중산층과 고소득 가구 고객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달러 트리는 1분기 신규고객 260만명을 확보했으며, 이들 대다수가 고소득층이었다고 밝혔다.
마이클 크리든 달러 트리 최고경영자(CEO)는 "가계 소득 10만달러(약 1억3617만원) 이상 고객 유입이 의미 있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달러 트리가 달러스토어 외 다른 소매 업체의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제너럴의 토드 바소스 CEO는 전날 "핵심 고객층은 여전히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중산층과 고소득층 고객들 사이에서 저가 상점으로 소비를 전환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저가 상점으로 소비를 전환한 여유로운 가구 고객 비율이 4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고객 설문 조사 결과 25%가 작년보다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핵심 고객의 60%는 내년엔 일부 생필품조차 희생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달러 트리와 달러 스토어는 일명 1달러숍, 달러 스토어로 싼값에 각종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지갑이 가벼운 서민층과 저소득층이 주요 고객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부담감을 느낀 중산층과 고소득층도 이제 1달러 숍에서 쇼핑하는 것이다.
달러 트리는 1분기 순 매출이 11.3% 증가한 46억달러, 순이익은 14.4% 증가한 3억4340만달러를 기록했다.
동일 점포 매출은 5.4% 증가했다.
달러 제너럴은 1분기 순 매출 104억달러, 순이익 919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동일 점포 매출이 2.4%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FT는 "이들 달러 스토어의 재무 실적은 미국 소매업계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미국 주요 소매업체들 실적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나타난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월마트는 1분기 미국 사업 부문에서 모든 소득층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1분기 순익 4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 내 동일 점포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반면 월마트나 달러 스토어보다 고객의 평균 소득이 높은 타깃은 소비 심리와 관세 우려 등으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매장 매출은 3.8% 줄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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