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트남에 중국 경제 의존도를 줄이라는 압박 수위를 높였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베트남이 미국산 상품에 대한 모든 관세와 무역장벽을 철폐하더라도 미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관세를 없애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베트남은 중국에서 900억달러어치를 사들인 뒤 가격을 올려 우리에게 보낸다"며 "따라서 이는 중국으로부터 우리에게 도달하는 통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말 미국은 베트남과 2차 무역 협상을 마친 뒤 베트남 내 기업의 중국산 자재·부품 사용을 줄이고 생산·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라는 등의 요구 사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베트남의 중국 의존도를 효과적으로 줄여달라는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베트남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제조업이 인접한 중국의 거대 공급망과 긴밀하게 통합돼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초 베트남에 대해 46%의 초고율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중국산을 베트남산으로 둔갑시키는 불법 환적 등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또 지식재산(IP) 보호를 강화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해 중국 등지에서 수입되는 위조품 판매와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에도 나섰다.
하지만 자국 기업이 아닌 베트남 내 외국 기업이 공급망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까지 베트남 정부가 관여하기는 쉽지 않아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무역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트럼프 행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산업무역부는 양국 협상 대표인 응우옌 홍 지엔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 과정에 속도를 내고 3차 협상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지엔 장관과 그리어 대표는 다음 주말 이전에 3차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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