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구청장 선거 관심
한강벨트 수성 나선 여야
국정안정 vs 견제심리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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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고 나와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21대 대통령선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로써 행정부 수장과 서울시 수장의 소속 정당이 여야로 갈라지게 됐다. 이번 대선은 내년 서울시장·구청장 선거와 오세훈 시장의 주요 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4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제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1년 뒤에 열리는 서울 구청장 선거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서울은 매 선거마다 민심이 크게 요동치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승패가 갈리는 주 격전지다. 이재명 정부의 첫 시험대인 만큼, 여야 모두 전면에 나서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 대통령이 서울에서 47.1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1.55%)를 5.58%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전체 유권자 수 828만 명에 달하는 서울에서의 승리는 전국 판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서울 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 이 대통령이 뚜렷한 우세를 보였다. 중구(이재명 46.84%-김문수 42.00%), 성동구(45.19%-43.14%), 광진구(48.09%-39.86%), 마포구(48.41%-39.11%), 동작구(46.91%-40.94%) 등에서 고르게 우위를 점했다. 이 대통령은 중랑구(51.74%), 성북구(51.21%), 강북구(53.81%)와 은평구(52.99%), 도봉구(51.47%) 등에서도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지역 기반을 확장했다.
이번 결과는 불과 3년 전인 2022년 지방선거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국민의힘은 18곳에서 구청장을 배출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민주당은 7곳에 그쳤다. 특히 한강벨트로 꼽혔던 광진구, 마포구, 동작구, 영등포구 등에서 민주당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판세는 3년 만에 뒤집혔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마포구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인 박강수 구청장이 당선됐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에 비해 9%포인트 가까이 앞서는 성적을 냈다. 광진구 역시 3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의 김경호 구청장이 당선됐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이 약 8%포인트 차로 우위를 점했다.
반면 보수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여전히 견고했다. 김 후보는 서초구에서 55.0%, 강남구에서 56.58%, 송파구에서 46.59%를 얻으며 이 대통령을 앞섰다. 해당 지역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70% 안팎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둔 곳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70.87%,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70.39%,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60.67%를 기록하며 상대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해당 수치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은 그간 선거 때마다 정국 상황에 따라 민심의 방향이 극명하게 바뀌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꼽혀 왔다. 실제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구청장을 모두 차지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22년에는 정반대로 국민의힘이 18곳을 휩쓸며 서울 정치 지형을 뒤집었다. 그리고 다시 2025년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이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모든 자치구에서 승리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정부의 초반 국정 성과가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민생·외교안보·청년 일자리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경우, 민주당은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유리한 흐름을 탈 수 있다. 반면, 부동산 정책 혼선이나 인사 리스크 등 악재가 불거질 경우 야당인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겠다"며 "온 힘을 다해 여러분의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가장 확실하게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권 초기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인 만큼 국정 안정을 바라는 여론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1년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견제 심리가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내년 지방선거의 관통하는 핵심 변수는 이재명 정부의 1년 성적표"라며 "현 정권 출범으로 인해 국민의힘이 불리한 상황이지만, 향후 민심은 정부 운영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