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공무원 지출에 고삐를 바짝 죄면서, '명주의 왕'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주류회사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茅台)가 직격탄을 맞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중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개정 '당정기관의 절약 실천 및 낭비 반대 조례'로 인해 고급주 접대가 금지되면서 마오타이의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개정된 규정은 공무 접대 및 회의, 출장 등에 있어 고급 요리, 담배, 술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경비 지출도 시장 가격을 고려해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공무 차량도 국산 및 신에너지차로 제한되며, 해외 출장 역시 예산 범위 내에서만 허용된다.
마오타이는 전통적으로 중국 공산당 고위층이 애용해온 고급 명주로,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가 외빈 접대에 사용하면서 권력의 상징이자 부의 과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5년 숙성 제품은 수백만 원 상당이라 뇌물로도 활용돼왔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캠페인 이후 마오타이는 부패의 상징으로 지목되며 수요가 감소, 최근 25년산 마오타이 가격은 2000위안(약 38만 원) 아래로 떨어져 호황기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쑤저우증권은 마오타이의 수년간 이어온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가 올해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마오타이의 장더친 회장은 지난 10일 사내 회의에서 "국유기업으로서 낭비 근절 방침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혀 정부 기조에 충실히 따를 뜻을 나타냈다.
SCMP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중국 지방정부들이 긴축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마오타이가 과거의 사치 이미지를 벗고 체질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마오타이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1조8600억 위안(약 353조 원)에 달한다.
중국의 이번 '당정기관의 절약 실천 및 낭비 반대 조례'에 대해 외신은 시진핑 주석이 추진해온 공무원 지출 절감 캠페인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은 토지 매각 수익 감소로 인해 중앙정부 예산이 줄어들고 지방정부는 막대한 부채 부담에 직면한 상황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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