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공회대 교수, 강의 중 '모텔' 성희롱성 발언 논란더팩트 기사제공: 2025-06-13 17:48:02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공회대 학생 A 씨는 전날 서울 구로구 교내 게시판에 'L 교수는 강의 시간 성희롱·혐오 표현 즉각 사과하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성공회대학

[더팩트ㅣ강주영 기자] 성공회대학교 교수가 강의 중 성희롱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외래교원 신분인 해당 교수는 "성폭력 관련 제도를 설명하는 과정에 부적절한 예시였다"며 사과하고 앞으로 강의를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공회대 학생 A 씨는 전날 서울 구로구 교내 게시판에 'B 교수는 강의 시간 성희롱·혐오 표현 즉각 사과하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B 교수는 지난 10일 교양과목 수업 도중 "미국 여성들은 잘 모르겠는데 한국 여성들은 수줍죠. 모텔이라서 아무리 남자친구여도 성관계를 할 땐 창피한 거예요"라며 "'헤헤 동의 동의' 이런 사람이 어딨느냐. 모르는 척 같이 좋아서 하는 거지 않느냐"고 발언했다.

이외에도 "성관계를 잘못하면 모두 강간범이 된다", "성인지 감수성은 페미니즘의 산물이라는 비판이 있다", "여성이 금전을 노리고 무고를 할 수 있다" 등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성차별적이자 노골적인 성희롱"이라며 "B 교수는 사과하고, 대학은 재발 방지 책임을 져달라"고 촉구했다. A 씨는 "모텔을 언급한 문장은 성희롱일 뿐 아니라 나아가 성차별적 고정관념의 맥락이라 더욱 문제적"이라며 "60여명의 불쾌함에서 그치지 않고 성폭력 피해를 겪는 학생들이 있었을 경우 2차 가해도 양산할 수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학생이 수업 후 메일을 통해 공식 사과를 요청했지만 개인의 항의라며 사과할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공회대 강의실은 공식적 자리인데 수십명을 성희롱하고 사과를 거부하는 건 엄연한 권력인 만큼 책임이 크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다른 학생들 반발도 이어졌다. 한 학생은 대자보에 '연대합니다. 지지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학생 이모(20) 씨는 "에브리타임을 통해 교수 발언 녹음본이 공유됐는데 들어봤을 때는 충분히 학생들이 오해할 만한 발언이라고 생각됐다"며 "교수로서 강의 중 발언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B 교수는 이날 대학 수강시스템에 당시 녹취록과 함께 입장문을 내고 "강의를 그만두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B 교수는 "젠더권력 또는 사회적 위계질서 안에서 피해자를 보호하는 측면보다는 가해자의 보호관점에 치우친 점을 지적하고 성인지감수성이 남녀 구분없이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을 하는 과정이었다"며 "굳이 남성을 가해자로 여성을 피해자로 예로 든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했다.

이어 "강의로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을 수강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강의를 그만두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성공회대 관계자는 "외래교원으로 사임 의사를 밝혀 다음 학기부터 수업은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라며 "교수가 사임하는 만큼 사안을 일단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juy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