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수련 현장을 떠난 전공의 상당수가 아직 돌아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양질의 수련 교육을 위해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전공의수련교육원(가칭)'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플렌티컨벤션에서 열린 '2025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박용범 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의정 사태로 인해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며 "양질의 전공의 수련 교육을 위해 상설화된 전문적인 조직 체계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그간 여러 학회에서 수련 교육을 운영을 해왔지만 연속성이 부족했고,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거나 전문성을 심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파편화된 전공의 수련 교육과 평가를 총괄하고 표준화 방향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전공의 수련 교육과 관련해 국가 의료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정책을 수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학회가 제안한 전공의수련교육원의 역할은 ▲교육과정 연구 및 개발 ▲수련 평가 ▲지도전문의 역량 개발 ▲수련기관 평가 및 인증 ▲교육 연수 등이다.
전공의 수련의 질 향상을 위해 한국형 '지도전문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시내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국내 의료 현실을 반영한 지도전문의 제도에 대한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며 "책임 있는 수련을 위해 지도전문의 교육을 이수한 전문의가 충분한 시간을 전공의 교육과 평가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교수가 제시한 한국형 지도전문의 제도는 '책임지도전문의'와 산하 '교육전담전문의' '수련지도전문의'로 나뉜다.
책임지도전문의는 지도전문의 경력 10년 이상으로 학회 등에서 제공하는 지도전문의 교육을 이수한 이들이다.
전공의 20인당 1인의 책임지도전문의가 배정된다.
교육전담지도전문의와 수련지도전문의는 의무적으로 전공의 교육에 일정 시간 이상을 할애해야 한다.
교육전담지도전문의는 근무시간의 30% 이상을 전공의 교육과 평가에 투자해야 하며 연구, 학회 발표, 논문 작성 등도 함께한다.
수련지도전문의는 진료 및 수술 업무 시간 중 최소 10%를 전공의 교육에 할애해야 한다.
전공의 수련 과정 중 평가 시스템은 물론 수련기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현미 고려대 의대 교수는 "한국에선 별다른 평가 없이 단순히 시간만 지나도 전공의 1년 차에서 2년 차로 올라가게 된다"며 "이 과정들 속에서 배웠을 역량을 체크하는 방법이 마지막에 전문의 시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중신 의학회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자격이 미흡한 병원에도 전공의 정원이 배정됐다"며 "수련 프로그램 인증을 강화해 수련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기관에만 전공의가 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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