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임기에도 ‘선택과 집중’… 주거·교육·민생 역량 총력
“열 번이라도 만나겠다”… 갈등보다 소통으로 푸는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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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홍 구로구청장이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전임 구청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치러진 4·2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장인홍 서울 구로구청장은 "떠나고 싶은 곳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머물고 싶은 도시로 바뀌어야 한다"고 미래 청사진을 밝혔다.
장인홍 구청장은 지난 9일 집무실에서 진행한 <더팩트>와 민선 8기 3주년 인터뷰에서 "짧은 임기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있다"며 "말이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장 구청장은 구로 토박이이자 지역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재직하며 지역 활동을 병행하다 구의원을 거쳐 서울시의원으로 지방자치에 뛰어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실질 행정"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임 구청장 시절 주민과 갈등이 컸던 거리공원 지하주차장, 장례식장, 신도림 디큐브 용도변경 등 5대 현안을 놓고 "직접 주민을 만나고, 열 번이라도 듣겠다"는 자세로 소통에 나서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주거환경과 교육환경 개선을 꼽았다. 장 구청장은 "열악한 주거지, 낙후된 학습 환경으로 젊은 층이 떠나는 구로의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모아타운과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재건축 갈등 중재 등 정비사업을 밀도 있게 추진 중이다. 동시에 교육지원예산을 대폭 늘리고, 수시전형 대비 프로그램 등 실효성 있는 교육정책을 통해 구로의 미래 세대가 안심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민생경제 회복에도 속도를 낸다. 그는 "경제가 어렵지만 구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며, 구로사랑상품권을 2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골목상권 활성화, 전통시장 현대화, 중소기업 자금지원 등 체감도 높은 민생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찾아가는 골목상권 버스킹 음악회’ 같은 문화-소비 연계 정책은 문화 향유와 상권 회복을 동시에 노린다.
장 구청장은 "구로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산업화의 상징이고, 땀과 희생이 깃든 자랑스러운 도시"라며, 주민들이 구로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살고 싶은 도시, 자부심 가득한 구로’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떠나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라는 그의 선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구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실천의지가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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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홍 구로구청장이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다음은 일문일답.
-아직 취임 초기인데 당선 소감을 부탁한다.
사실 마음이 무거웠다. 짧은 임기지만 '일머리 있는 구청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시의원 두 번 했고, 시민사회 활동도 오래 했다. 그때는 정책을 제안하고 예산을 따오는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주민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결정을 해야 한다. 취임하자마자 강풍에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현장에 직접 나가보면서 책임감이 확 달라졌다. '내가 구로를 지킨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
-임기가 짧은 만큼 '선택과 집중'이 중요할 것 같다.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가장 시급한 건 민생 회복이다. 경제가 워낙 어렵다 보니 소상공인, 자영업자,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구로사랑상품권 발행을 확대했고, 전통시장 환경 개선, 골목상권 활성화도 진행하고 있다. 청년과 어르신 대상 맞춤형 일자리도 늘리고 있고,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꼭 필요한 곳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구로의 오랜 과제로 주거환경 개선이 꼽힌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갈등이 많고 복잡하다. 그래서 행정 중심이 아닌 민관 협력 방식으로 전환했다. 재개발·재건축 지원단과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고, 갈등관리 코디네이터도 투입하고 있다. 특히 가리봉동은 직주근접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 구로디지털단지와 연계한 배후 주거지로 키울 계획이다. 결국 '머물고 싶은 도시'는 안정된 주거환경과 신뢰 기반의 소통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특히 강조하는 것 같다.
맞다. 전임 구청장 시절 거리공원 지하주차장, 장례식장 입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고척동 인조잔디, 디큐브 오피스 용도변경 등 5대 현안이 있었다. 주민들은 "말이 안 통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래서 나는 열 번이고 주민을 직접 만났다. 결국 해법은 소통이다. 아직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시위는 많이 잦아들었고 큰 충돌도 없다. 구정은 행정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어야 한다고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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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홍 구로구청장이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G밸리 등 구로의 산업환경도 변화 중이다. 디지털단지의 활력은 유지되고 있나
G밸리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지만, 물리적 공간이 부족해 대기업이 더 이상 확장하긴 어렵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나 산업통상자원부 중심이라 구청 권한은 제한적이지만, 지식산업센터 같은 곳은 업종 다변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공실도 생기고는 있지만 아직 가격 경쟁력이 있다. 다만, 사람들이 일만 하고 빠져나가는 구조를 바꾸는 게 숙제다. 주거와 상업, 문화가 함께 있는 복합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젊은 층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는 도시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구로는 지하철역도 많고 교통도 좋다. 그런데 '핫플'이 없다. 성수동이나 홍대는 문화와 상권이 살아 있다. 구로도 충분히 그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문화 공간을 늘리고, 청년층이 모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살고 싶은 구로', '찾고 싶은 구로'로 만들고 싶다. 지금은 정체돼 있는 지역이 많지만, 역세권부터 차근차근 바꿔 나갈 생각이다.
-구로는 중국동포가 많은 지역이다. 다문화 갈등에 대한 우려는 없나.
갈등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중국동포는 구로 인구의 10%에 달하고, 이 지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편견과 달리 범죄율도 내국인보다 높지 않다. 우리는 ‘다문화’가 아니라 ‘상호문화’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상대방도 우리를 이해하려고 하고 있고, 우리도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소통 프로그램도 늘리고, 학교와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품는 시스템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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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홍 구로구청장이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구로구의 숙원인 기지창 이전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광명시가 반대 입장으로 바뀌면서 4차 철도망 계획에선 빠졌지만, 서울시와 국토부에 재추진 용역 결과를 제출했다. 5차 국가철도망에 포함되도록 노력 중이다. 철도 지하화라는 변수도 있긴 하지만, 민관협의체도 구성했고 실무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구로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사업이라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겠다.
-내년 지방선거에 재선 도전 계획은.
당연히 있다. 공약도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것 위주로 준비했고, 거의 대부분 실행 가능하다. 중장기 과제로는 ‘25~35 구로 종합발전계획’이 있다. 도시개발뿐만 아니라 문화, 환경, 협치 같은 시대적 어젠다까지 담아서 종합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구민들께 남기고 싶은 말은
구로는 산업화 시대를 견인했던 자랑스러운 도시다. 하지만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인식이 아직 많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로는 자랑스러운 역사와 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교육, 문화, 주거 모든 분야에서 구로가 변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서울의 변두리가 아니라, 젊은 세대가 살고 싶고 아이를 키우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 떠나는 구로가 아니라, 머무는 구로로 반드시 바꿔내겠다.
◆장인홍 구로구청장 프로필
△1966년생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구로시민센터 지방자치위원장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 특별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제9대·10대 서울시의회 의원 △민선8기 구로구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