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앞두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휴가 계획을 줄이고 여행 예약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행 수요 감소는 경제 성장에 대한 빨간불이 켜진 것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TS롬바드가 미 교통안전청(TSA)의 수치를 분석한 결과, 지난 90일간 미국 공항을 이용한 승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절정기 이후 처음으로 항공 교통량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 11일 미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4~5월 항공권과 호텔 숙박료도 계절 조정 기준으로 하락했다.
여행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객실을 채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조안 보타리니 하얏트 호텔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객들이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지출을 분석한 결과, 모든 소득 수준의 미국 소비자가 지난 5월까지 1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숙박비와 항공료 지출을 줄였다.
FT는 캐나다, 유럽 등에서 오는 관광객이 감소하는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의 여행까지 줄며 미국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을 준다고 밝혔다.
특히 BoA는 저소득층 가구에서 여행 지출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부유층은 여행을 소폭 줄이는 데 그쳐 고급 호텔들은 경기 침체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킹닷컴, 카약, 아고다 등을 소유한 부킹 홀딩스의 에우트 스틴베르겐 CFO는 "저가형 숙박 업체의 객실 판매가 확실히 더 어렵다"며 회사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숙박 기간이 단축되고 막바지 예약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애덤 색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 대표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미국인들이 휴가를 취소하는 대신 자동차 여행 같은 저렴한 옵션을 택해 관광 산업의 침체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여행 수요 둔화는 수년간 강한 소비 이후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미국 수석 경제학자는 "여행은 경제회복을 가장 잘 알려주는 초기 지표 중 하나"라며 "여행은 가장 쉽게 미룰 수 있는 비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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