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란, 美·이스라엘에 휴전·협상 희망 긴급 메시지 보내"아주경제 기사제공: 2025-06-17 09:38:30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 중인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적대 행위 중단 및 핵 협상 복귀 의사를 제3국을 통해 긴급히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핵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고 아랍국가 당국자들에게 밝혔다.
이란은 또 이스라엘 측에도 무력 충돌 중단이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지난 15일 오만에서 6차 핵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 핵시설을 선제 타격하면서 협상은 무산됐다.
 
WSJ는 이스라엘이 자국 전투기를 이란 영공에 자유롭게 투입할 만큼 제공권을 확보한 가운데 이란의 반격이 제한적인 피해만 주고 있어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중단할 유인은 적다고 진단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이 파괴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며 정권 교체가 목표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최소 2주간의 추가 공습 계획을 이미 수립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아랍국가 외교관들을 인용해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소모전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결국엔 외교적 해결책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판단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원 없이 지하 핵시설 등 핵심 표적에 대한 후속 공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전제에 기반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동시에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재개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핵 프로그램을 가속하고 군사 충돌을 확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아랍국가들을 통해 전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란이 이스라엘과 휴전할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중동 걸프지역 국가들에 요청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카타르, 사우디, 오만 등은 미국에 핵협상을 재개하고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할 것을 호소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사우디, 오만, 등 20개 국가의 외무장관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지난 13일부터 이란을 공격하고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긴장을 완화해 휴전과 전면적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한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을 이유로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조기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주요 무역 협정에 서명하는 등 좋은 하루를 보냈다"며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중동 상황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저녁 각국 정상들과 만찬 후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