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 기자] 정관장은 결코 ‘조연’이 아니다.
정관장은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20 24-26 36-34 12-25 15-12) 승리했다.
3차전에 이어 안방에서 다시 한번 승리한 정관장은 챔프전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이뤘다.
1~2차전 패배로 위기에 놓였지만 5차전을 통해 극적인 역전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정관장이 자랑하는 원투펀치가 빛난 경기다.
메가가 38득점, 부키리치가 28득점으로 좌우에서 공격을 책임졌다.
미들블로커 정호영이 13득점을 분담했고,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도 중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내는 등 1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특히 3세트에는 살 떨리는 듀스에서 승리하는 뒷심까지 보였다.
5세트에도 7-10으로 뒤지다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 전체의 집중력이 빛난 경기다.
이번 챔프전은 김연경의 은퇴 무대라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흥국생명에 쏠렸다.
한국 배구를 넘어 스포츠 역사의 슈퍼스타인 김연경의 우승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정관장은 조연인 것 같았다.
실제 1~2차전에서 흥국생명이 모두 승리했다.
정관장은 호락호락하게 조연이 될 생각이 없었다.
인천을 떠나 안방인 대전으로 이동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관장은 3차전에서 1~2세트를 빼앗긴 뒤 대역전승을 거뒀고, 기세를 몰아 4차전까지 잡아내며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놀라운 투혼이다.
정관장은 부상 병동이다.
정규리그 막바지에 부키리치, 박은진이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봄 배구에 맞춰 복귀해 맹활약하고 있다.
주전 세터 염혜선은 아픈 무릎은 부여잡고 팀을 이끈다.
리베로 노란도 등, 허리 쪽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맞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관장은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며 결국 2승을 챙겼다.
김연경은 이 경기에서 시즌 최다인 32득점을 책임지며 맹활약했다.
흥국생명이 승리했다면 이대로 챔프전은 끝나고 정관장은 조연으로 시즌을 마쳤을 텐데 기어이 반전을 만들었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김연경의 은퇴 경기는 인천에서 하면 좋겠다”라는 말로 5차전에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 현실이 됐다.
정관장은 이제 주연이 될 꿈을 꾼다.
“악역이 되겠다”라고 선언했던 염혜선은 이제 “우리가 주인공일지도 모른다”라며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 옆 조연으로 끝나지 않겠다고 했다.
양 팀의 마지막 승부는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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