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결장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 기회는 얻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교체 카드를 단 한 장만 활용했다.
후반 13분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빼고 데지레 두에를 투입한 게 유일한 변화다.
이강인을 비롯해 워렌 자이르 에머리, 곤살로 하무스 등은 몸만 풀다가 팀의 2-3 패배를 지켜봤다.
지난 홈 1차전의 반복이다.
이강인은 지난 10일 홈 경기에서도 벤치만 달궜다.
8강 두 경기에서 이강인이 얻은 출전 시간은 ‘0’이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이강인은 주전에 가까운 핵심 전력이었다.
좌우 윙포워드와 미드필더를 겸하는 이강인은 상대, 경기 흐름 등에 따라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다.
정확하면서도 창의적인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고, 득점에도 가담했다.
프랑스 리그1에서 6골5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9회의 키패스도 곁들였다.
지난시즌과 비교해서 팀의 중심으로 더욱더 진입하는 듯했다.
후반기 들어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나폴리에서 활약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하면서 이강인의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졌다.
엔리케 감독은 중앙에 우스만 뎀벨레를 배치하고 좌우에 바르콜라나 두에, 혹은 크바라츠헬리아를 3톱으로 세우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강인이 낄 자리는 없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뛴 건 지난달 17일 올랭피크 마르세유와 리그1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돼 10분여를 뛴 것이다.
미드필드 쪽도 과포화 상태다.
비티냐, 주앙 네베스, 파비안 루이스가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리 쪽 교체 카드로는 주로 자이르 에머리가 들어간다.
PSG는 이미 리그1에서 우승했다.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리그1 잔여 경기는 사실상 ‘버리는’ 일정으로 봐도 무방하다.
엔리케 감독의 선택을 봐야겠지만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리그1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8강 두 경기에서 1분도 뛰지 못한 선수를 갑자기 4강에서 활용할 리 만무하다.
차기시즌에도 주요 선수의 이적 확률은 높지 않다.
이강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거의 없다.
이적이 빠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강인과 PSG의 계약은 2028년 여름까지다.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전력 외 자원으로 밀려난 선수를 PSG가 무리하게 품을 이유는 없다.
적절한 이적료가 발생하면 보낼 여지는 있다.
이강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내내 뉴캐슬 유나이티드,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연결됐다.
이강인으로서는 자기를 가장 원하는 팀,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은 팀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PSG에서도 확인했지만 구단의 명성보다 출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팀의 유니폼을 입는 게 우선순위다.
천재도 뛰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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