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 영화보며 키운 꿈 …‘32단’ 무술의 달인 됐죠”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24 20:18:07

제해철 포항권투킥복싱체육관장
태권도·유도·검도 등 수련 몰두
킥복싱 등 각 분야 제자 100여명
강변가요제 출신… 작곡 활동도
기체조 등 건강 증진 활동도 앞장

“액션 무비스타 이소룡 영화를 보면서 무술인의 꿈을 키웠습니다.
”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한 복싱체육관. 체육관에 들어서자 “원투!! 스트레이트, 쨉”이라는 복싱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제자들 레슨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제해철(63·사진) 포항권투킥복싱체육관장이 눈에 들어왔다.

제 관장은 도합 32단의 종합무술인이자 복싱 코치, 작곡가, 기체조 보급가 등 그야말로 ‘팔방미인’의 예인이다.
경남 고성군에서 태어난 그는 부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초등 5학년 때 영화 ‘용쟁호투’를 보고 이소룡 액션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이소룡을 닮기 위해 집근처에 있는 당수도 체육관에 등록을 한 게 무도인 입문 계기다.

이후 20여년 동안 무술수련에 몰두한 제 관장은 프로태권도 7단, 킥복싱 7단, 검도 6단, 유술 6단, 주짓수 7단, 합기도 6단 등 여덟 가지 무술을 두루 섭렵해 도합 32단에 달하는 무예의 달인 경지에 이르렀다.

그는 후진 양성에도 열심이었다.
제 관장이 현재까지 길러난 제자는 100명이 넘는다.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백종권(2020년), 한국챔피언 권혁(2012년), 신인왕 오필승(2007년), 권혁(2009년), 김호야(2016년), 킥복싱 한국챔피언 이진수(2009년) 등 국내외에서 타이틀을 거머쥔 제자만 쳐도 열손가락이 모자른다.
그는 최근 9년간 포항선린대학교 군사지원학과에서 ‘실전무술’을 지도했다.
제자 가운데 한 명은 현재 육군 상사로 복무 중이다.
제 관장은 “2013년인가, 군 입대한 제자 한 명이 첫 휴가 때 집 대신 저한테 찾아왔을 때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제 관장은 작곡가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포항과 독도를 알리는 ‘형산강아’, ‘독도 아리랑’을 비롯해 수십곡을 작곡했다.
특히 2009년 발표한 ‘형산강아’는 대한민국향토가요제 금상을 수상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2007년에는 겨울철 포항 특산품을 알리는 ‘포항 과메기’라는 제목의 음반을 제작해 기증하기도 했다.
이밖에 2020년까지 ‘내연산’, ‘포항여행’, ‘스틸러스 챔피언’, ‘구룡포 사랑’ 등을 작사·작곡하는 등 포항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 관장의 이 같은 음악적 재능은 대학을 다닐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1987년 부산 동의대 재학시 음악동아리 ‘무드’회장으로 1987년 강변가요제에서 ‘진실이야’를 불러 금상을 수상했다.
1991년 대학가요제에서는 작사·작곡한 ‘추억의 거리’로 대상을 받는 등 음악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 관장은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1996년부터 심장병 어린이 돕기 전문 듀오 ‘수와진’과 함께 수백회 자선공연을 했고, 수익금 전액을 동아대병원 흉부외과에 기부했다.
그의 나눔 정신은 기체조 보급 활동에서도 느껴진다.
그는 “자선기부를 통해 심장병 어린이가 완쾌된 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심장병 어린이 돕기 등 자선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기체조 보급을 통한 시민건강 증진을 위해 2019년 ‘홍익기무공’을 출간했다.

회갑을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40대 신체 나이를 유지하고 있는 제 관장은 건강 유지 비결을 묻자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포항=글·사진 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