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큰손’ 페퍼는 쉬는 법이 없다… 고예림 영입에 담긴 탈꼴찌 몸부림스포츠월드 기사제공: 2025-04-25 10:00:00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가운데) 경기 작전타임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72억8000만원’ 멈추지 않는 적극적인 쇼핑, 이번에는 빛을 볼 수 있을까.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의 2024∼2025시즌,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했던 여행이었다.
창단 첫 전 구단 상대 승리, 첫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달성하는 등 새 이정표를 잔뜩 세웠다.
하지만 순위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GS칼텍스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끝내 7위로 남았다.
리그에 합류한 2021∼2022시즌부터 기록된 4연속 최하위 불명예다.

차기 시즌의 제1목표, 변함없이 탈꼴찌다.
비장한 마음으로 재차 칼을 간다.
첫 발걸음은 역시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내디뎠다.
지난 23일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과 총액 3억7000만원(연봉 3억원·옵션 7000만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12번의 시즌을 치른 풍부한 경험의 날개 자원을 데려오며 전력 강화 기틀을 마련했다.
여기에 집토끼였던 미들블로커 하혜진까지 붙잡는 데 성공했다.

역사적으로 페퍼저축은행은 언제나 FA 시장에서 적극적이었다.
그만큼 전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망설임이 없었다는 뜻이다.
2022년 3월, 세터 이고은(3년 총액 9억9000만원)에게 프랜차이즈 첫 외부 FA 영입 타이틀을 안긴 게 시작이었다.

페퍼저축은행 박정아(가운데)가 득점에 성공한 후, 팀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023년 비시즌에도 화끈한 돈다발을 풀었다.
외부 FA 박정아(3년 23억2500만원), 채선아(3년 3억원)를 챙긴 데다가 내부 FA 이한비(3년 10억6000만원), 오지영(3년 10억원)까지 사수해 총 46억원의 거금을 부었다.
지난해 4월에는 국가대표 리베로 한다혜(3년 8억7000만원)까지 품었다.

문제는 그 통 큰 투자가 매번 결실로 이어지지 않고, 연속 꼴찌의 아픈 상처만 남겼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간절함을 담은 몸부림은 멈추지 않는다.
최하위 탈출은 물론 봄배구까지 닿겠다는 원대한 목표와 함께 다시 한번 지갑을 열었다.

고예림은 공수 겸장이라는 분명한 장점을 가진 자원이다.
특히 통산 효율 38.81%를 자랑하는 리시브가 주무기다.
페퍼저축은행이 언제나 머리를 싸매야 했던 문제점이다.
커리어 내내 리시브가 약점으로 지목되는 이한비(28.59%), 박정아(14.95%) 등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의 약점을 메울 카드로 고예림이 지목된 셈이다.

사진=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배구단 제공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공수 균형을 갖춘 선수로서, 화려한 득점보다는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수비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며 “코트 내 유기적인 움직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과제는 남는다.
바로 넘쳐흐르는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의 교통정리다.
고예림·이한비·박정아에 이어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와 신예 박은서까지 포진했다.
장 감독의 유연한 운용 계획이 필요해졌다.
지난 시즌 만지작거린 박정아 미들블로커 기용 혹은 와일러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 활용 등이 옵션이 될 수 있다.

고예림 영입에 따른 보상선수 유출에서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영리한 보호선수 지명을 위해 머리를 맞댈 때다.
또한 넘치는 자원을 활용한 추후 트레이드도 전력 보강의 다음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