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첫승 … 613G만에
홍석한 이어 역대 2번째 기록
“2015년 대상경륜 우승 기억나
10년 이상 한결 같은 응원 감사”
생계를 위해 동대문 시장을 달리던 무명의 사이클 선수가 한국 경륜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역대 최단 기간 통산 500승. 주인공은 정종진(20기, SS, 김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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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륜 황제’ 정종진이 경륜 역대 최단 기단 500승을 달성했다. 정종진(5번)이 지난 3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18회차 15경주에 앞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홍석한(8기, A2, 인천)에 이어 역대 2번째 500승 기준 기록이다.
기간으로 따지면 역대 가장 빠르게 500승 금자탑을 쌓았다.
홍석한은 2016년 9월 2일, 793경주째 출전해 500승(평균 승률 63.1%)을 달성한 반면, 정종진은 그보다 180경주나 빠른 613경주 만에 500승(평균 승률 81.6%) 고지에 올랐다.
험난한 여정이었기에 더 빛났다.
정종진은 중학생 시절 선생님의 권유로 사이클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체고를 나와 실업팀 부산경륜공단과 상무를 거쳤지만,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늘 삼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고, 간절히 원했던 국가대표도 되지 못했다.
또 프로 경륜 선수가 되기 위해 18기 경륜 선수 후보생 시험에 도전했지만 낙방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마음속에 좌절 대신 인내심을 품었다.
재도전을 결심한 정종진은 이듬해 19기 후보생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
완벽한 합격을 위해 운동할 시간이 필요했고, 생활비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년간 동대문 시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운동을 병행했다.
마침내 20기로 경륜훈련원에 입학했고, 수석으로 졸업하며 2013년 늦가을 경륜 선수로 본격 입문했다.
2013년 11월 10일, 입문 이후 세 번째 경주에서 첫 승을 따냈다.
이듬해 특선급에 진출했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본인의 부족함을 채우고 또 채워나갔다.
그의 진가는 3년 차인 2015년부터 발휘됐다.
그해 3월부터 입상 횟수가 점차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6월28일 이사장배 대상 경륜에서 생애 첫 대상경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그랑프리 우승 경험이 있는 이명현(16기, S3, 북광주), 박병하(13기, A1, 창원 상남), 이현구(16기, S1, 김해 장유)를 비롯해 절정의 기량이었던 박용범(18기, S1, 김해 B) 등 쟁쟁한 선배 선수들을 상대로 완벽한 젖히기를 선보이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을 계기로 정종진이라는 이름이 한국 경륜계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정종진은 “그 날의 경주가 500승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라고 전했다.
이후 강자 반열에 오른 정종진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그랑프리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동시에 4년 연속 다승 1위를 차지했다.
상금 순위 1위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이후 2022년 다시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그랑프리 5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만들어 냈고, 이듬해인 2023년에도 다승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에 가장 빠른 기간에 500승 달성에 성공했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정종진의 500승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경주 직후 광명스피돔에서 기념 행진을 열었다.
정종진의 가족, 선수,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기념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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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진이 통산 500승 달성 기념 시상식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지금까지 10년 이상을 한결같이 응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께 영광을 돌리겠다” 소감을 전했다.
정종진은 87년생으로 올해 38세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의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2023년 60승, 지난해에도 57승을 거두었다.
전성기라 할 수 있는 2016년 59승, 2017년 63승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기록이다.
올해도 승률 89%, 연대율과 삼연대율은 100%를 기록하고 있어, 특급 활약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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