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인천 이준섭의 차별성 ‘멘탈 지구력’스포츠월드 기사제공: 2025-05-19 09:30:00

사진=장기문 인천유나이티드 사진기자 제공

이준섭(인천유나이티드 U18 대건고)의 경기를 관찰하면 흐뭇할 때가 많다.
항상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상대를 압도하는 속도로 측면을 지배한다.
상대 공격수를 무력화시키고 빠른 오버래핑을 통해 측면을 허무는 장면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 U18 무대에서 정상급 측면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다.


뛰어난 기량만큼 ‘멘탈 지구력’도 우수하다.
인천 구단의 투자로 U15 광성중 시절부터 심리기술훈련(PST)을 받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심리기술 전략이 숙달되면서 멘탈 지구력을 갖추게 됐다.
그동안 수집한 심리 측정 데이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심리 요인이 이상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학생 선수 시기에 멘탈 지구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수준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K리그 선수들과 개인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마음과 생각을 관리하는 방법에서조차 무지한 경우가 굉장히 많다.


멘탈 지구력이란 스포츠 선수가 경기에 요구되는 정신적 준비 수준이 꾸준한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상대 팀의 수준이 높거나 낮음에 관계없이 심리적 준비 수준이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추가적으로 자신의 경기력이 좋을 때 사회적 태만이 발생하지 않고 이를 관리하며 통제하는 것도 해당된다.
멘탈 지구력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대부분 경기력이 꾸준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서 쉽게 흔들리며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멘탈 지구력이 좋은 선수들은 경기력이 꾸준하고 돌발 상황에서도 자결성과 냉정함을 발휘하는 특징이 있다.
멘탈 지구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높은 정신적 준비 수준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심리기술 전략이 숙달돼야 하고, 동시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 선수는 올해 5년째 심리기술훈련을 지원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선수의 멘탈 지구력은 어디서 시작될까? “저는 경기가 끝난 뒤 심리적인 회복에 중점을 많이 두는 것 같아요. 경기 결과나 경기력과 상관없이 노력에 관련된 귀인을 자주 해요. 다른 것과 달리, 노력은 통제할 수 있거든요. 노력에 관련된 귀인을 하게 되면 동기를 높일 수 있고 부족한 점을 계속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귀인은 스포츠 선수가 경기 결과(경기력)에 대한 원인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말한다.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이나 상대 팀의 난이도 수준 또는 운에 귀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선수는 철저하게 노력에 관련된 귀인을 했다.


이 선수는 노력에 관련된 귀인을 통해 심리적인 회복 속도를 높였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가적으로 정신건강 관리에도 신경을 쓴다.
“주말 약속을 무조건 잡는 것 같아요. 주말에는 축구 생각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해요.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취미 활동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평일에 쌓인 스트레스를 빨리 풀어야 한 주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거든요.” 대한민국 스포츠 선수들은 정신건강 관리에 상당히 취약하다.
개인적인 삶이 없는 경우 또한 아주 많다.
이 선수는 달랐다.
의도적으로 노력에 관련된 귀인과 정신건강을 관리하여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었다.


이 선수의 빠른 심리적 회복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속도와 수준을 높이게 된다.
이 선수의 매크로 루틴(Macro Routine) 안에는 의도적인 연습이 많이 포함돼 있다.
월요일은 팀 훈련 이외 시간에 상체, 하체 웨이트와 보강 운동(부상 예방)을 한 뒤 패스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화요일은 팀 훈련 강도가 높은 날이다.
웨이트를 하는 대신, 지난 경기에서 확인된 부족한 기술을 저녁에 나가서 보완한다.
수요일은 새벽에 나가서 볼 감각 훈련을 진행한다.
“새벽 운동은 2월 전국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뒤 새로 추가했어요. 당시 (훈련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때의 감정을 노트에 정리하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던 것 같아요.”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목요일은 파워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주로 바벨을 들고 진행하는데, 이 선수는 해당 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빠른 속도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요일은 팀 동료들과 산책을 가거나 카페에서 정신건강을 관리한다.
멘탈 플랜을 설정하고 마사지를 받기도 한다.
의도적인 연습을 한 가지 더 설명하자면,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U18 대건고 경기 영상을 체크하고 수요일과 금요일엔 상대 팀의 경기 영상을 확인한다.
이 선수의 매크로 루틴은 매주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자연스럽게 최고의 컨디션으로 이어진다.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이 선수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준비 자체가 꾸준하고 규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선수는 경기 당일에도 멘탈 플랜대로 경기를 준비한다.
“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암시와 이미지를 많이 활용해요. 또 경기장에 도착하면 인천 앰블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이후에도 이 선수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마음과 생각을 차분하게 관리한다.
에너지 수준을 관리하기 위한 과정이다.
워밍업을 할 때엔 팀 분위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팀 동료들에게 파이팅도 외쳐주고 긍정적인 말을 많이 전달하는 것 같아요. 워밍업 분위기가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거든요.” 최근에 추가된 멘탈 플랜도 있다.
워밍업이 종료되면 선발로 나가는 선수들과 원으로 서서 어깨동무를 한 후 팀의 방향을 한곳으로 설정한다.
이 선수는 팀의 주장이기 때문에 멘탈 플랜 안에 선수 리더십도 포함돼 있다.

이 선수는 경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몰입(Flow)에 도달한다.
“1학년 때는 몰입에 도달하는 것이 많이 어려웠어요. 지금은 매 경기마다 몰입에 도달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스포츠 선수가 경기 상황에서 몰입에 도달하면 좋은 경기력(기록)을 발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이 선수는 경기할 때 몰입에 자주 도달하기 때문에 경기력이 꾸준할 수밖에 없다.
추가적으로 한 가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있다.
바로 성공 투쟁심이다.
“상대 선수와의 경합 상황에서 강하게 부딪치고 싸워서 이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상대 선수의 경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실제 이 선수는 1대1 수비나 공중 볼 경합에서 압도하며 상대 선수의 자신감과 컨디션을 빼앗아 오는 경우가 아주 많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선수의 차별성을 한 가지 더 말한다면, 바로 ‘선수 리더십’이다.
이 부분은 설명이 필요 없다.
이 선수의 경기를 관찰하면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스포츠 현장에서 활동하는 지도자는 리더십을 갖춘 선수를 상당히 귀하게 생각한다.
최재영 인천유나이티드 U18 대건고 감독은 이 선수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준섭이는 U15 광성중 시절부터 오랫동안 지켜본 선수예요. 늘 올바른 태도와 꾸준함을 발휘해요.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렵고 힘든 경기를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준섭이의 리더십이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팀을 하나로 만들고 팀이 승리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선수가 발휘하는 멘탈 지구력의 핵심 포인트는 이렇다.
경기 종료 후 심리적인 회복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일관된 준비 과정과 치밀한 멘탈 플랜이 숙달돼야 가능하다.
이 선수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심리기술훈련을 꾸준히 하게 되면 유소년 시기에도 멘탈 지구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선수 리더십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지도자들은 선수가 발휘하는 리더십을 실력이라고 평가한다.


이 선수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을 대해 이야기했다.
“숭의 아레나에서 파랑검정의 응원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상상을 자주 해요. 이 꿈이 이루질 때까지 더 인내하고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사진=장기문 인천유나이티드 사진기자 제공

글=이상우 박사, 정리=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