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지금부터 모든 것을 월드컵에 포커스 맞출 것”
이라크 원정에서 한국 축구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지휘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곧바로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모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6일 새벽(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에 있는 바스라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터진 김진규, 오현규의 연속포로 2-0 완승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시작하면서도 쉽지 않다고 판단했으나 상대가 한 명 퇴장당하면서 우리가 경기를 통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상대의 숫자 부족을 선수들이 잘 활용해 득점을 만들어 승리했다.
선수들한테 축하한다.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반 상대 퇴장 변수에 맞게 후반 홍 감독은 김진규, 문선민, 오현규, 전진우 등을 연달아 교체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교체 자원이 모두 제몫을 해냈다.
김진규와 오현규가 득점에 가세했다.
K리그1 득점 1위(11골)인 전진우는 A매치 데뷔전에도 가벼운 몸놀림으로 오현규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특히 이날 발 부상으로 빠진 손흥민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소집 명단에도 들지 못한 김민재 등 공수 주력 요원의 공백에도 한국은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완승을 끌어냈다.
무더위와 불안정한 정세, 6만5000여 상대 팬이 몰려든 이라크 현지 분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경기 중 관중석에서 난투극이 벌어지고 두 번이나 관중 난입 사태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태극전사는 경기에 몰입하며 두 골 차 완승을 해냈다.
5승4무(승점 19)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오만을 3-0으로 꺾은 2위 요르단(승점 16)과 승점 차를 3으로 벌리며 1위를 지켰다.
또 승점 추가에 실패한 3위 이라크(승점 12)과 격차를 7로 벌리면서 오는 10일 3차 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전(서울) 결과와 관계없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조기에 품었다.
요르단도 이라크와 승점 4 차이로 최종전 승패에 상관없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986년 대회 이후 11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아시아에서 ‘어나 더 레벨’이다.
이미 지난 10회 연속 본선 출전도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에 이어 한국이 전 세계에서 6번째였을 정도로 대기록이었다.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까지 포함해 한국은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에 나선다.
홍명보호는 지난해 여름 출범 이후 대한축구협회의 각종 행정 논란 속 불안정하게 출발했으나 크게 흔들림 없이 같은 조에 묶인 중동 5개국(요르단·이라크·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과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내년 북중미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특히 중동 원정 5경기에서 4승1무의 압도적인 성적을 내 의미를 더했다.
본선 진출 조기 확정에 결정적인 힘이 됐다.
한국은 지난 3월 안방에서 치른 오만, 요르단과 2연전에서 김민재 등 주력 선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며 연달아 1-1 무승부에 그쳤으나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 이라크 원정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뽐냈다.
홍 감독은 “지금부터 모든 것을 월드컵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여러가지가 있으나 차분히 하나씩 잘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 홍 감독은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한 적이 있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멤버로 활약했다.
이후 코치로 2006년 독일, 감독으로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참가한 그는 10년 만에 다시 사령탑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선다.
수장으로 2009년 U-20 월드컵 8강,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견인한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북중미에서 실패를 벗삼아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 창조에 도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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