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 한창인데 '술판' 벌인 하나금융 VIP… 국제적 망신스포츠월드 기사제공: 2025-06-16 17:33:26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이 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한장인 시간에 VIP 초청 만찬 행사를 하면서 술판을 벌여 눈총을 샀다. 대회 10번홀에 비치된 주최사 하나금융그룹 홍보 설치물. 안산=권영준 기자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이 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한장인 시간에 VIP 초청 만찬 행사를 진행한 후 VIP 차량 대기를 위해 주차선을 무시한 채 길을 막고 대기하는 모습. 안산=권영준 기자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는 한국프로골프와 일본프로골프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이에 출전 선수 144명 중 절반 가량이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이 같은 국제 대회에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은 VIP 초청 행사를 하면서 술판을 벌였다. 안산=권영준 기자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 도중 술판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하나금융그룹이 주최하고, KPGA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로 지난 12일 경기도 안산시 데헤븐 컨트리클럽(CC)에서 개막해 15일 막을 내렸다.
JGTO와 공동 주관 대회인 만큼 일본 및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회 정상에 오른 숀 노리스(남아공)는 유로피언투어는 물론 DP월드투어, LIV골프 등에서 활약한 국제적인 선수다.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사카모토 유스케, 디펜딩챔피언인 오기소 타카시, 올시즌 JGTO 1위를 달리고 있는 쇼겐지 다쓰노리까지 참여했다.
이번 대회가 국제 대회 성격을 띠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이 스폰서십을 맡은 대회의 경우 주최사 VIP 초청행사를 진행한다.
이는 메인 스폰서십 기업의 당연한 권리이다.
골프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 국내외 대회에서도 VIP 초청행사를 진행한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이번 대회에서 VIP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골프의 경우 라운드를 돌고 만찬행사를 진행하는 구조다.
더헤븐CC의 경우 27개 홀로 구성돼 있는데, 웨스트 및 사우스코스에서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본 대회가 진행됐다.
남은 이스트 코스에서는 VIP 초청 행사가 열렸다.

문제는 지난 14일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의 VIP 만찬행사에서 발생했다.
오전 라운드를 마친 VIP들은 점심때부터 더헤븐CC 클럽하우스 2층에 마련된 연회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단체로 건배사를 외치는 횟수가 잦아졌고, 소리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13일 VIP 행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업무에 방해를 줄 정도였다.
연회장이 위치한 곳 옆으로 대회 운영 업무를 맡고 있는 JGTO와 KPGA, 대회 대행사의 임시 사무실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주요 선수들이 라운드 후 찾는 기자회견장도 위치해 있다.
대회 운영의 모든 업무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실시간으로 운영 상황을 체크하고, 선수들의 스코어를 집계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정신없이 움직인다.
이 와중에 한쪽에서는 단체로 외치는 안하무인 건배사 소리가 이어졌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만찬 자리는 오후 4시30분쯤까지 이어졌다.
얼굴이 시뻘게진 VIP들이 클럽하우스를 오가는 상황이 잦아졌다.
클럽하우스 1층에는 대회 참가한 선수들이 매라운드 종료 후 기록을 제출하는 스코어링 에어리어가 위치해 있다.
이날 3라운드 첫 티오프조가 오전 9시50분이었으니, 선수들은 오후 2시30분쯤부터 순차적으로 라운드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몰려들었다.
2시간가량 술을 마신 VIP와 선수들의 동선이 겹쳤다.

클럽하우스 밖에서도 문제는 이어졌다.
만찬을 먼저 마친 VIP들은 오후 3시쯤부터 귀가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귀가를 위해 클럽하우스 정문 밖을 VIP 차량들이 장악하기 시작했다.
길게 늘어선 차량으로 인해 경기를 마친 선수들과 캐디들은 클럽백을 메고 차량까지 직접 걸어가야 했다.
주차선도 그들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VIP가 나오는 순서를 기다리면서 막무가내로 주차장에 차량을 대기시켰다.
오후 3시인데도 법인 대리기사 십수 명이 골프장을 찾는 진풍경도 나왔다.

국제적 망신이다.
이들이 만찬행사를 진행한 시간은 본 대회가 한창인 시간이었다.
주인공은 대회에 참여한 선수들이고, 기꺼이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를 방문한 갤러리가 돼야 한다.
이들을 위해 관계자들 역시 운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두가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다.
이 시기에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 VIP들은 마치 자신들이 이 대회 주인공이라는 듯 소란스럽게 술판을 벌였다.
이날 JGTO, KPGA 관계자는 물론 선수와 스태프까지 모두 눈살을 찌푸렸다.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열린 경기도 안산 더헤븐CC에 설치된 주최사 하나금융그룹 홍보물. 안산=권영준 기자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대회 도중인데, 저렇게 소란스럽게 VIP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 봤다”라며 “일본 선수들, 관계자들도 많이 왔는데 혹시라도 한국 골프 문화를 오해할까 걱정”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도가 있지 않나. VIP 행사를 하더라도 대회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라며 “이번 VIP 행사는 주객이 완전히 전도된 모습이다.
다음부터는 절대 일어나선 안될 일”이라고 전했다.

안산=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