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 경시 기조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를 압박하는 것은 "현대판 유화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퇴임 후 처음인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의 일부라고 믿고 있다며 일부 영토를 양보받는다고 해서 푸틴 대통령이 멈춘다고 보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탈한 현재의 전선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제안하며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영토 양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바이든 전 대통령은 1930년대 후반 아돌프 히틀러가 집권한 나치 독일의 요구를 들어주며 유화정책을 시도했으나 결과적으로 전쟁을 막지 못했던 네빌 체임벌린 당시 영국 총리의 정책을 연상시킨다고 언급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이자 깡패"라고 지칭하면서 "어떻게 사람들이 독재자, 깡패에게 자기 것이 아닌 상당한 양의 땅을 차지하도록 허락한다고 해서 그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그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캐나다 등을 상대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야욕에 대해서도 동맹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에 "역대 어떤 대통령이 이렇게 말을 했나"라고 되물으며 "우리(미국)는 자유, 민주주의, 기회의 나라이지 몰수의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기조가 이어지면 미국의 리더십이 국제 사회, 특히 유럽에서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지도자들이 미국에 의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최근 취임 100일째를 맞이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대해서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중에 성공적인 것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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