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적 휴전에 합의했지만, 밤사이 교전이 지속됐고, 서로 상대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인도·파키스탄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두 나라는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카슈미르의 인도령 지역과 파키스탄령 지역에서 각각 다수의 폭발음이 보고됐다.
인도령 카슈미르의 중심 도시 스리나가르 전역에서 굉음이 들렸고, 밤하늘을 가르며 지나가는 일련의 불꽃이 목격됐다.
카슈미르와 펀자브, 구자라트 등 국경 지역에서는 드론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양측은 각자 서로가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부 차관은 "오늘 이뤄진 합의가 반복적으로 위반되고 있다"며 "군은 충분하고 적절한 대응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에 이 위반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파키스탄은 휴전 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몇몇 지역에서 인도가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은 책임감과 자제력을 가지고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밤사이 지속된 교전은 새벽부터 잦아들었다.
밤사이 정전됐던 인도 국경 도시 대부분에서는 전력이 복구됐고, 인도 펀자브주 국경 도시 암리차르에서는 정상 생활 재개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다.
파키스탄도 휴전에 따라 폐쇄했던 영공을 다시 열었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 100편이 넘는 출입국 항공편이 취소됐다.
불안한 상황이 지속하면서 전문가들은 완전한 휴전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만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자 급조된 휴전"이라며 "휴전 합의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특히 두 나라 사이의 민감한 영역인 '인더스강 조약' 효력 중단도 계속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번 갈등에서 인도는 인더스강 지류 강물을 차단했고, 파키스탄은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하겠다며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휴전 사실을 알리며 인더스강 조약과 관련 "공정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인도는 이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논의된 적 없지만, 나는 이 위대한 국가들과의 교역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무수한 죽음과 파괴를 초래할 수 있는 공격 행위를 멈출 때라는 것을 인식한 힘과 지혜, 용기를 보여준 인도와 파키스탄의 강인하고 확고한 리더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나는 카슈미르와 관련한 문제를 '천 년 만에' 해결하기 위해 양측 모두와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나라의 무력 충돌은 지난달 22일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에서 비롯됐다.
당시 카슈미르 무장세력은 관광객 등을 상대로 총기 테러를 일으켰고, 이 일로 26명이 사망했다.
인도는 이 사건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했고, 지난 7일 '신두르 작전'을 개시, 파키스탄 9곳에 미사일 공격을 벌였다.
파키스탄도 10일 오전 신두르 작전에 대한 직접적 대응으로 '분야눈 마르수스'(Bunyanun Marsoos) 작전을 개시, 인도의 미사일 저장 시설과 공군기지 등을 공격했다.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은 전면전 직전까지 치달았지만, 전날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한 상황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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