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이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면세 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자 인력 축소로 고정비 절감에 나선 것이다.
신라면세점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되면서 롯데, 신세계, 현대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 모두 인력 감축을 진행하게 됐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이번 주부터 비공개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구체적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라면세점은 일부 지점에서 희망퇴직 관련 사내 공지했다.
공지문에는 '희망퇴직 대상자는 만 40세 이상이거나 근속 5년 이상', '즉시 퇴직 시 연봉의 1.5배 즉시 지급', '18개월 휴직 후 퇴직 시에는 기본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희망퇴직은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규모와 구체적인 일정 등을 알 수는 없다"며 "호텔 근무자들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이 희망퇴직을 결정하게 된 것은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이 끝났음에도 면세 업황 부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신라면세점(호텔신라 면세 부문)의 매출액은 8271억원, 영업손실은 50억원이다.
매출액은 0.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신라호텔에 앞서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면세점 등도 국내 시장에서 특허권(영업권)을 반납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매출이 가장 큰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8월과 2월 각각 호주 멜버른 시내점,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을 철수했고 내년 7월 계약 만료를 앞둔 괌 공항의 철수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희망퇴직을 진행해 약 1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올해 초에는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따이궁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세계면세점도 부산 센텀시티점의 특허권을 반납했다.
인천공항점과 명동점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판단에서다.
현대면세점도 동대문면세점의 특허권 반납해 오는 7월 운영을 종료한다.
무역센터점의 영업 면적도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줄이고 근속 3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면세 업황의 부진이 올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면세시장을 보면 외국인 여행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여행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면세점을 찾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한국으로 여행을 단체여행객도 크게 줄었고, 원·달러 환율이 약 1490원대에 육박하면서 면세점 내국인 고객들의 방문도 뜸해졌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달러 기준 올해 3월 기준 매출액은 7억4481만달러(1조739억원, 환율 1440원 기준 )다.
이는 전년 3월 매출액은 8억9115만달러 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합친 면세점 방문 인원은 지난해 3월 230만명, 올해 3월 226만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