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美관세 불확실성 속 기준금리 0.5%로 동결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5-01 18:09:34

지난해 초부터 금리인상을 이어온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2회 연속 '0.5% 정도'로 동결했다.
미국 관세정책 여파로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1일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BOJ는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BOJ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 관세정책이 촉발한 무역마찰 영향으로 전 세계 경제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일본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할 것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향후 금융정책에 대해 "계속해서 정책금리를 올려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간다"는 기존 입장에 "경제·물가 정세의 개선에 따라"라는 조건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NHK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BOJ가 경제·물가 영향을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설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국 통상정책 전개와 영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경제·물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 "반드시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향후 데이터에 따라 앞당겨질 수도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을 때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BOJ는 지난해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그해 7월에도 금리를 올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탈피를 시도했다.
지난 1월 말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인상했고, 3월 중순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BOJ는 3개월마다 내놓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도 발표했다.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포인트 하락한 0.5%, 2026년도(2026년 4월~2027년 3월) GDP 성장률 전망치는 0.3%포인트 내린 0.7%로 제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025년도 2.2%, 2026년도 1.7%로 전망했다.
각각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0.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27년도(2027년 4월~2028년 3월) 실질 GDP 성장률은 1%,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성장) 감속 영향을 반영했다"고 풀이했다.

한편 엔·달러 환율은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공개 이후 엔화약세로 급격히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43엔대였으나 오후 4시10분께 144.7엔을 기록하며 전날 종가 대비 2엔 가까이 상승했다.
닛케이는 BOJ가 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조기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졌다는 견해가 확산한 것이 엔화약세 배경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