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알링턴 하우스' 로고와 유사
전문가 "구조적 유사성 있다…무의미한 H, A 사용" 지적
고급 이미지 실추 및 수주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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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이앤씨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로고(사진 왼쪽), 영국 고급아파트 '알링턴 하우스' 로고(오른쪽). /포스코이앤씨·비핸스 |
[더팩트｜황준익 기자]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의 로고가 영국의 고급아파트 브랜드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주거문화 제공을 표방하는 만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2022년 7월 기존 주택브랜드 '더샵'과 차별화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론칭했다. 오티에르는 프랑스어로 '높은, 귀한, 고급'을 의미하는 'HAUTE'와 '땅, 영역, 대지'를 의미하는 'TERRE'가 결합한 단어로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다.
포스코이앤씨는 브랜드 로고에 대해 "오티에르의 'H'와 'A'를 조합해 문화와 품격 있는 삶을 누리던 귀족들의 가문 문장을 모티브로 모던하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오티에르 로고는 2017년 영국에서 발표된 알링턴 하우스(Arlington House)와 유사하다. 알링턴 하우스는 영국 런던 중심부인 세인트제임스궁 근처에 있는 고급아파트다. 알링턴 하우스의 로고는 'Arlington'과 'House' 두 단어의 이니셜 A와 H가 조합된 모노그램이다.
반면 오티에르는 'HAUTE'와 'TERRE'의 H, T가 아닌 H, A를 결합했다. 익명을 요구한 브랜딩 전문가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표절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순 없지만 구조적 유사성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오티에르와 알링턴 하우스 로고의 유사성을 처음 지적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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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링턴 하우스' 로고. 알링턴 하우스는 영국 런던 중심부인 세인트제임스궁 근처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다. 알링턴 하우스의 로고는 'Arlington'과 'House' 두 단어의 이니셜 A와 H가 조합된 모노그램이다. /비핸스 |
그러면서 "브랜드는 고유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설사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유사성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디자인 에이전시에) 로고 제작을 의뢰하는 이유는 이 같은 표절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전문가는 지난해 4월 오티에르와 알링턴 하우스 로고의 유사성을 알리는 글을 한 블로그 서비스에 게시한 바 있다. 그는 이 글에서 "브랜드 자산에 대한 경험치가 부족한 국내의 경우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해외의 브랜드를 모방하는 방식으로 브랜딩을 전개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포스코이앤씨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오티에르의 BI 디자인은 이미 발표된 해외 브랜드의 사례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며 "이미 알려진 브랜드와 유사한 브랜드 자산으로 새로움과 고유함을 어필하는 것은 분명 우스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별다른 차별점이 없는 일반적인 브랜드와 달리 남다른 취향과 경험을 근거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럭셔리 브랜드에는 더욱 유사성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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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 조검도.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
특히 오티에르 로고에 이니셜 H, A를 사용한 점을 꼬집었다. 그는 "유럽 귀족 가문의 문장을 모티브로 개발된 오티에르의 경우 HAUTE와 TERRE라는 각각의 의미 단어에 기반한 BI를 개발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았을까"라며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모노그램 형태를 사용하면서 무의미한 알파벳 H, A를 사용해 심볼을 개발하는 것은 하이엔드가 아니라 캐주얼한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또 "HAUTERRE에서 아무 의미도 없는 알파벳 몇 개를 골라 모양만 그럴듯한 심볼을 만들면 그만"이라며 "하이엔드 브랜드가 사용하는 문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거나 단지 모노그램의 형태만 빌려 건물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절 진위를 떠나 이 같은 논란만으로도 오티에르의 고급 이미지 실추는 물론 향후 오티에르를 통한 수주 전략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용산 최초로 오티에르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에서 오티에르가 적용된 정비사업장은 △오티에르 반포(신반포21차) △오티에르 반포(신반포18차) △오티에르 방배(방배 신동아) △오티에르 동작(노량진1구역) 등이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핵심 지역에 오티에르 적용을 확대해 하이엔드 브랜드로서의 입지와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번 오티에르 로고의 표절 의혹과 관련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로고를 봤을 때 비슷하긴 하지만 타사를 참고하거나 참조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plusik@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