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냉면 한 그릇 먹고 2만원 결제…도대체 무슨 일이?”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5-07 05:00:00

서울 평양냉면 값 1만5000원 시대…“몇 년 뒤 2만원 넘을 수도 있어”
냉면 가격 인상, 단순하고 일시적인 현상 아닌 업계 전반 구조적 문제

식자재비, 에너지 요금, 인건비, 임대료 등 주요 비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평양냉면 전문점 대부분이 한 그릇에 1만5000원 이상의 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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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평양냉면 명가 ‘필동면옥’은 몇 달 전 가격을 1000원 인상해 현재 물냉면 한 그릇에 1만5000원을 받고 있다.

마포구 염리동의 유명 냉면집 ‘을밀대’도 최근 물냉면 가격을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렸으며, 회냉면은 2만 원에 달한다.

‘우래옥’, ‘필동면옥’ 등과 함께 서울 평양냉면 4대 노포(老鋪)로 꼽히는 ‘을지면옥’은 이미 지난해 4월부터 물냉면 가격을 1만5000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을지면옥은 재개발 여파로 2년간 영업을 중단한 뒤, 종로구 낙원동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가격 1만3000원에서 2000원을 인상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몇 년 내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서울 시내 일부 매장에서는 이미 노포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남대문 인근 한 식당은 이달 초 냉면값을 1000원 올려 1만7000원에 판매 중이며, 종로구 행촌동의 한 북한 음식 전문점은 1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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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외식업 전반의 고정비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자재는 물론 전기·가스 등 에너지 비용, 인건비, 임대료 등 거의 모든 비용 항목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서울시 물가정보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서울 지역 냉면의 평균 가격은 9962원으로 1만원을 밑돌았지만, 최근 3년간 21.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식 물가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2% 오르며,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냉면 가격 인상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외식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평양냉면 가격 상승은 고정비의 전방위적 인상에 따른 구조적 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통과 맛을 유지하려는 노포일수록 고급 식자재 사용과 장인정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