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대 실적 이후 올 1분기 성적표 '목표 미달' 평가
경쟁 이커머스들 '패션'으로 영역 넓히며 무신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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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매출 1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몸값 높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은 성수동 무신사 건물. /문은혜 기자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기업공개(IPO) 타이밍을 보고 있는 무신사가 몸값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서는 시장에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사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최근 경쟁 이커머스들까지 패션으로 영역을 넓히며 무신사를 위협 중이다. 이에 무신사는 지난해 기록한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 돌파'라는 최대 실적을 기록한 무신사는 최근 IPO를 준비하며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무신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2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2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무신사의 연간 거래액은 4조5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같은 호실적에도 무신사는 지난달 돌연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비상 경영 기간에 임원들의 주말 출근을 지시하고 재택근무 방식을 변경하는 등 운영 효율화에 돌입한 것. 내부적으로 파악한 올해 1분기 성적표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 배경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IPO를 앞둔 무신사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때문에 올해 실적이 지난해를 뛰어넘어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신사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이커머스 간의 경쟁 심화다. '패션'이라는 한정된 카테고리에서 무신사는 그동안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덩치를 키웠지만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커머스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덩치 큰 업체들이 패션 영역을 넘보기 시작하면서 무신사에 위협이 되고 있다.
쿠팡은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한 'C.에비뉴'에 이어 지난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모은 'C.스트리트'까지 추가로 선보이면서 쿠팡을 통해 주문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 선택권을 확장시켰다. 현재 'C.스트리트'에서는 보카바카, 키르시, 마크모크 등 젊은 세대에서 인기있는 브랜드가, 'C.에비뉴'에는 빈폴, 라코스테, 사만사타바사, 뉴발란스 등 100개 이상의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쿠팡을 통해 구매하면 새벽배송으로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중국계 이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도 한국 상품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케이베뉴’에 패션 상품을 빠르게 늘리는 중이다. 그 결과 지난 2월 기준 케이베뉴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38배로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하는 개인 판매자 숫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월 패션 카테고리 판매자 수는 전월 대비 18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케이베뉴에는 여성·남성 의류 쇼핑몰 또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약 400여개 입점해 있다.
이처럼 덩치 큰 이커머스들의 공세가 거세다보니 패션 사업 비중이 큰 무신사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업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동시에 외형을 확장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야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무신사는 지난해부터 적자 자회사는 정리하고 일본 등 해외 진출을 시도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저성장으로 소비 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특정 분야에 집중된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에 대한 투자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며 "무신사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